프랑스 미셀마페졸리의 '디오니소스의 그림자' 번역-출판

프랑스의 석학, 미셸 마페졸리의 『디오니소스의 그림자』가 번역, 출판됐다.

미셸 마페졸리는 1981년 최연소 프랑스 소르본 대학(Paris 5-Ren? Descartes) 사회학과 교수로 취임해 단순히 사회학적 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닌 인식론과 방법론으로서의 일상생활 연구에 천착해 온 석학. 번역을 맡은 이상훈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마페졸리 교수의 지도로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디오니소스의 그림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또 다른, 그러나 타당한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마페졸리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류 역사의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도 디오니소스적인 집단적 광란, 성적 방탕, 폭력성, 탐닉, 비도덕주의가 만들어 내는 ‘미쳐 돌아가는’ 부분이 항상 존재했고, 또 새롭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생산성과 효율성, 유일신 숭배가 지배하는 역사적 시대와 비교해서 그는 “시적이며 에로틱한 시대, 사랑하는 육체의 시대, 그리고 그 주위로 사교성이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숨겨져 있고 부수적인 시대가 존재한다”라고 지적하고 이 과정을 은밀한 중심성(centralité souterraine)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동시에 일상에서 겉으로 순간순간 드러나는 힘이고 움직임이며 함께하는 힘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타락해 가는 세계의 결과로서 어떠한 역사적 시기에 지배적이었던 가치가 소멸하고, 또 소멸한 가치가 다시 지배적인 것이 되는 자리바꿈의 끝없는 순환 속에서, 일련의 가치가 지닌 효력이 목까지 차오르고 피로해졌을 시기에 다른 역동적인 법칙에 자리를 내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마페졸리가 이 책의 결론을 “서곡”이라 이름 붙인 것은 그 때문이다. 종언이라는 것은 없다. 언제나 결과는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의 서곡이 된다.

로마 제국의 문화가 정점에 달해 팍스 로마나를 외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로마의 몰락이 시작된 것은 많은 예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삼인출판사. 1만7천원.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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