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경쟁력이다 / 진안 홍삼

인삼은 지상의 수만 종의 약초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 인(人)’자를 쓸 수 있도록 허락받은 식물이다.
인삼을 심은 밭에 다시 인삼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의 휴식기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인삼은 땅의 기운을 남김없이 빨아들이는 왕성한 생명력을 가졌다. 진안은 표고 300~400m에 자리 잡고 있어 청정 고랭지 인삼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조직이 단단하고 백심(고갱이)이 없는 게 특징이다. 특히 다른 지역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고 약효가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같은 홍삼을 활용한 산업화가 진안군의 성장동력산업이다. 홍삼한방특구를 지정받아 홍삼연구소,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 홍삼한방 농공단지, 홍삼스파 등을 속속 완공했다.

진안 홍삼의 명품화와 홍삼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나서면서 국내 유통망 확보, 해외시장 새척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편집자주  

 

▲ 진안군은 해발고도 300~400m에 자리 잡고 있어 청정 고랭지 인삼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 첫 전통 홍삼명인으로 선정된 진안 삼신인삼(영) 송화수 대표

진안군에서 국내 유명 타 지역의 장인을 제치고 전국 최초의 홍삼명인이 나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충남 금산을 비롯해 강화, 풍기, 포천 등 전국 유수지역의 인삼 관련 홍삼제품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홍삼분야의 명인으로 지정된 인사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삼신인삼 영농조합은 4대째 홍삼 사업을 가업으로 이어오는 뿌리 깊은 사업체다. 송화수씨는 3대 장인으로 '송화수 홍삼'을 브랜드로 내걸고 45년 동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여러 건의 특허를 출원, 취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출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씨가 홍삼과 연을 맺은 것은 7세 때 고향인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에서 할아버지가 한 뿌리 두 뿌리 만들어주던 홍삼을 먹기 시작하면서다.



조부는 황해도 연백과 개성, 충남 금산을 오가며 일찍이 인삼재배에 관심을 갖고 마을 최초로 인삼을 경작했다. 이 같은 인삼재배 및 홍삼 가공 기술은 송씨의 아버지 송주방씨에게 전수됐다.

송씨는 28세 때 진안군 마령면 덕천리 안방마을에 터를 잡고 인삼을 경작하며 홍삼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홍삼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33세 때 가업을 이어받은 후다.

그는 이후 오로지 홍삼만을 위해 한평생을 바쳐왔다. 이 과정에서 그의 이름 뒤에 수많은 이력이 따라붙었다.

전북인삼협동조합 최연소 전무이사를 비롯해 충남금산인삼농협 전무, (주)금보 기술이사, 삼신인삼대표이사, 농림수산부 신지식인장 선정, 진안군 인삼가공협의회 초대회장, 자랑스런 전북인대상 수상 등 걸어온 길이 화려하다.

현재는 홍삼가공업체를 운영하며 올곧게 정통 홍삼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인삼 환원순환농법을 통한 친환경 재배농법을 전파하고 최고의 홍삼가공을 위해 반건식 인삼증삼기도 개발했다.

태극삼, 홍삼가공기술로 후진을 양성하고 연간 30톤의 홍삼을 생산하며 국내   최초 홍삼제조 체험장인 전통증삼소도 건립했다.

▲ 진안인삼 사포닌 함량 높고 약효 탁월

송씨가 홍삼명인으로 지정되면서 진안인삼과 홍삼이 주목받고 있다. 송씨가 사용한 인삼이 진안에서 재배된 인삼인데다 진안 인삼을 활용해 홍삼을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안은 해발고도 300~400m에 자리 잡고 있어 청정 고랭지 인삼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조직이 단단하고 백심(고갱이)이 없는 게 특징이다.

특히 다른 지역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고 약효가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진안지역에서 생산된 인삼의 수삼거래량은 한해 500억원에 달한다.

홍삼·약초 가공업체수가 102곳에 이르는 가운데 홍삼가공을 통해서도 300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홍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인삼과 달리 사람에 따라 체질이 달라도 부작용이 없는데다 향이나 맛도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 또한 알려진 것처럼 원기회복, 면역력 증진, 자양 강장, 피로회복,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을 도와준다.

동의보감에도 홍삼은 늙지 않고, 오래살고, 기운을 돋우는 등의 효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방사능 예방효과, 항암효과, 기억력 증강, 성기능 향상 등의 효능이 입증되기도 했다.

 유통망 확보 ․ 해외 수출 박차 … 진안 홍삼 세계무대로

진안군은 홍삼·한방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홍삼·한방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홍삼한방특구를 지정받아 홍삼연구소,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 홍삼한방 농공단지, 홍삼스파 등을 속속 완공했다.

2010년 11월 준공한 홍삼연구소는 진안 홍삼의 명품화와 홍삼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이 완공됐고, 홍삼·한방농공단지에는 국내 대표적 홍삼기업 천지양이 60억 원을 들여 최첨단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시설을 갖춘 홍삼가공공장을 완공했다.

바로 옆에 전라북도인삼농업협동조합 홍삼가공 GMP시설도 둥지를 틀었다. 산약초를 테마로 하는 체험․휴양단지인 산약초타운도 공사가 한창이다.

진안蔘’을 진안 인삼과 홍삼 통합브랜드로 내걸고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 진안 홍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도 세계 최대 홍삼시장인 홍콩 등 국외 4개국, 국내 27개소에 문을 열었다.

전국 한의원 40곳에 홍보판매부스도 설치했다. 방 분야의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할 한국한방고등학교도 2010년 3월 문을 열었다.

한방산업 분야의 특성화 고교가 문을 연 것은 전국적으로 처음이다. 특히 전국 최초의 홍삼연구소가 진안 홍삼의 품질을 관리하고 진안군수가 진안 홍삼의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

진안군수품질인증제는 홍삼연구소의 기술지도로 주요사포닌(Rb1, Rg1, Rf, Rg3)이 검출된 진안의 우수제품 품질을 진안군이 보증하는 것이다.
 
송영선 진안군수는“그동안 국내 인삼홍삼시장에서 불문율처럼 여기던 금산과 강화, 개성, 풍기를 따돌리고 진안에서 국내 최초의 홍삼명인이 나온 것은 국내외 인삼홍삼시장의 판도를 재편시킬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좋은 인삼을 생산해서 홍삼으로 가공하고, 판로를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서 진안 인삼, 홍삼의 브랜드를 세계속의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진안=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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