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연습하는데 소름 돋더라고요. 형들이 ‘장발장’ ‘지킬 앤 하이드’ 출연한 분들이라 그런지 작품 보는 눈이 있는 거예요. 정말 좋았어요.”

탤런트 주원(26)은 들떠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몸이 몽둥이로 맞은 것 같았다”는 몸살 때문이 아니다. 담요를 두른 채 몸을 떨면서도 자주 웃었다. “아이비 누나 노래는 소름 돋을 정도예요. 웬만한 뮤지컬배우도 못할 것 같은 노래도 소름 돋게 소화하더라고요. (박)지연이도 연기를 정말 잘해요!”

주원이 4년 만에 스스로 “고향 같다”고 추억하는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굿닥터’, MBC TV ‘7급 공무원’ 등 다수 드라마를 히트시키고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소탈한 매력을 뽐내고서다. 탤런트 김아중(31)과 호흡을 맞춘 영화 ‘캐치미’ 촬영도 마쳤다.

“무대를 그리워했어요. 드라마나 예능을 하면서도 회사에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했죠. 회사도 ‘이왕 하는 거 그럼 좋은 작품을 하자’고 해서 찾던 중에 ‘고스트’가 왔습니다. 무대를 보면 저기 서 있으면 꿈만 같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뮤지컬이었어요, 그래서 주저 없이 오디션을 봤습니다.”

주원은 ‘조로’의 뮤지컬배우 김준현(35), ‘아이다’ ‘레미제라블’의 김우형(32)과 함께 뮤지컬 ‘고스트’의 주인공 ‘샘’ 역에 트리플캐스팅됐다. ‘고스트’는 패트릭 스웨이즈(1952~2009)·데미 무어(51)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4년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 것 같아요. 그때는 어리기도 했고 제가 뭘 말한다는 걸 건방지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뭔가 달라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해요. 그게 더 좋은 공연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뭐랄까, 좀 더 공동 작업하는 느낌이 들어요.”

2시간40분 동안 진행되는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킨다. “예전에 몸담았던 공간이지만 드라마와 영화를 하고 오니까 또 힘들어요. 드라마는 얼굴, 상반신 등으로 나눠서 촬영하지만 뮤지컬은 공연 내내 전신이 노출되잖아요. 무대에 서 있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장르 특성상, 무대 구성상, 달라지는 목소리 톤도 고민이다. “목소리 톤 때문에 감정이 깨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부분이 많아요. 매 장면 장면을 좀 더 무대 같지 않게 보이고자 합니다. 제가 화를 내고, 울부짖는 모습이 가짜로 안 보였으면 좋겠어요.”

힘들고 고민이라면서도 작품을 설명하는 주원의 눈은 반짝였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굉장히 잘하고 싶어요. 형들이 노래를 너무 잘하거든요. 오랜만에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제일 처음 든 생각이 ‘나만의 것을 빨리 찾아야겠구나’였어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엄청나게 있습니다.”



스스로 연기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노래도 문제없다. “항상 느끼는 건데 감정이 충분하면 노래가 잘 나오더라고요. 감정없이 노래만 부르다가 감정을 충분히 가지고 노래를 부르면 안 되던 노래도 돼요. 연기적인 감정 면에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위키드’ ‘디셈버’ 등 연말에 쏟아지는 뮤지컬 대작 경쟁에서도 “이상하게도 자신 있습니다. 작품만 봤을 때는 모든 배우가 인정할만큼 좋은 작품”이라며 물러섬이 없다.

‘고스트’는 24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뒤 내년 6월까지 공연한다. 가수 아이비(31), 뮤지컬배우 박지연(25)이 상대역 ‘몰리’다.

“공연 보시고 ‘깨끗한 사랑’ 하나 가지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구나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없는 사랑 말이에요. 그게 그리움이 될 수도 있고 ‘저 땐 저랬지’하면서 기분 좋을 수도 있는, 사랑할 때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시면 좋을 것 같아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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