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만남을 겪는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만남, 부모와 자식간의 만남, 학교 동창생과의 만남 등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다양한 만남 속에 울고 웃는 게 인생인 셈이다.

수필가 이희근은 ‘아름다움 만남’(오늘의 문학사)을 통해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인생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그에게 있어 만남은 헤어짐의 전제조건이다. 회자와 정리, 꽃을 제제로 한 아내와의 만남, 그렇게 꽃과 아내 같은 자연과 인간을 매개로 나와의 만남과 어울림을 이번 수필집에 담아내고 있다.

저자에게 수필 역시 만남의 문학이다.

작가가 삶의 주체가 돼 경험한 일상의 체험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이 수필이며, 경험과 체험을 위해서는 만남이 필수인 셈이다. 불교에는 회자정리란 말이 있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이른다. 하지만 현대 들어 이 말은 석별의 정을 나누며 헤어짐의 당위성을 합리화하기 위해 인용되는 말로 변질됐다. 최후의 헤어짐은 죽음이다.

죽음은 회자가 만남을 중단하며 지금까지 만남을 정리하고 떠나는 것으로 정리인 셈이다. 저자는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수필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겨왔다.
 

세 번째 수필집을 통해 수필과의 만남을 회자정리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며 “자연과 인간이 만나고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문학을 통해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하근 문학평론가는 “교육자와 체육인, 문학인으로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신, 육체, 예술, 기술, 세속, 종교 등의 만남과 어울림을 기록하고 있다”며 “만남과 어울림이 헤어짐을 전제하듯, 그의 글은 회자와 정리를 철학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수필집은 ‘손자의 큰 선물’, ‘감 한 개 때문에’, ‘영원한 포터’, ‘아들의 한 수’, ‘단청 구경하는 할머니’ 등 총5부로 구성돼 있다.

정읍 태인출신으로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저자는 부안교육청, 전북교육청 장학사, 운봉중, 전주고 교감, 동계중, 한별고 교장을 역임했다.

2009년 계간 ‘문학사랑’ 수필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전주문인협회, 전북수필가협회, 전주문인협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원종린수필문학상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에는 ‘산에 올라가 봐야’, ‘사랑의 유통기한’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j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