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의 '장인의 삶,오직 한길'

▲ 천년전주명품 '온'브랜드 소개책자 우리의 자연소재와 자연색상 바탕으로 전주 고유의 전통문화 구현 故 조석진 소목장-옻칠장 이의식-악기장 최동식 한지발장 유배근-소목장 김재중 등 다뤄

법고창신(法古創新)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자연소재와 자연색상을 바탕으로 전주 고유의 전통문화를 구현시킨 천년전주명품 ‘온’ 브랜드 소개책자가 발간됐다.

전주문화재단의 천년전주명품사업단이 법고창신의 의미를 바탕 삼아 제작한 ‘장인의 삶, 오직 한길’은 노련한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온’ 브랜드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책은 지난해 삶을 마감한 故 조석진 소목장을 비롯해 온브랜드 1호 작품을 만들었던 옻칠장 이의식(전북도 무형문화재 제13호), 거문고가 인생의 전부인 악기장 최동식(전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 국내 유일 한지발장 유배근(전북도 무형문화재 제31호), 나무와 이야기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소목장 김재중(전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을 다루고 있다.

소목장 故 조석진 명인은 국내 최초로 1975년 스물 두 살의 나이로 ‘스페인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타고난 재능을 자랑한다.

스승인 안은성 장인으로부터 도제형식으로 기법과 정신을 대물림 받은 조석진 장인은 이제 더 이상 그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남은 작품들로부터 그의 생명은 계속되고 있다.

옻칠장 이의식 명인은 자연 속에서 인간 내면의 투명한 중심을 이루고 있는 옻칠 장인의 세계를 추구해 왔다.

제품이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것, 옻을 통해 스스로의 빛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마음자리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정신이다. 때문에 그는 가장 한국적인 빛깔과 무늬를 작품에 구현해 내고 있으며, 제자들에게도 눈으로 익히는 색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는 색인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악기장 최동식 명인은 좋은 악기에서 좋은 소리가 난다는 상식을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소리다. 올바른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씻고 마음을 열지만 소리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소리를 위해 한없는 기다림으로 세월을 견디며, 소리가 저절로 맺혀 뛰어 놀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런 까닭인 지 그의 손에서 탄생한 소리는 공명통에서 파문이 아주 먼 곳까지 밀물처럼 밀려나가는 동안 마음의 편안과 자유를 주고 있다.

한지발장 유배근 명인은 이른바 ‘생각하는 손’의 소유자다. 인간이 만든 문화가 대부분 손을 통해 이루어졌듯이 손은 생각보다 민감하고 이성적 판단보다 예리하다. 때문에 그의 손은 비록 굳은 살로 두꺼운 피부를 지녔지만 어느 누구의 손보다 예리한 촉각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손길과 오랜 인내가 필요하다. 발촉을 가늘게 뽑고 색을 입혀 하나씩 엮어가는 동안 한 치의 틀어짐과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촘촘한 발촉의 배열을 통해 일반사람들에게 한지발의 공감이 확산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한지발 장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고뇌이자 사명감인 셈이다.

소목장 김재중 명인은 1979년 목수로 출발한 지 10년 만에 가진 것 없이 연장 한 벌과 맨몸으로 나무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접받지 못한 직업이지만 한 번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데 몰두했다.

목수는 스스로 빛나기보다 연장을 통해 드러난 나무의 무늬와 형태로 그 진가를 드러내기 마련. 그는 나무마다 나무결을 살려 꽃을 놓고 그 꽃마다 장인의 혼을 불어넣어 깊은 향기를 심어왔다.

이밖에 책은 ‘전통과 현대의 만남’ 코너에서 전주한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를 통해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조명하고 있다. 또한 ‘휴의 공간을 찾아서’, ‘온브랜드 상품안내’ 등도 만날 수 있다.

천년전주명품사업단 신미영 팀장은 “온 브랜드는 우리의 자연소재와 자연색상을 바탕으로 현대적 디자인과 명장의 솜씨를 접목시켜 만든 품격 있고 질 좋은 살림살이다”며 “온 브랜드의 진가를 살리고 온 브랜드와 함께한 장인들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이번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jsc@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