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덕의 자전적 에세이 '이런일 저런일 그대로 살아야 한다'

전북부안에서 농부의 둘째딸로 태어난 유순덕은 ‘여자로 태어난 것이 잘못’일 정도로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아버지의 냉대와 무시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결혼 후에도 두 번이나 가출을 시도할 정도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냈다.

이런 그가 자전적 에세이 ‘이런일 저런일 그대로 살아야 한다’(이랑과이삭)를 펴냈다.

책은 마치 질경이 같은 여인 유순덕의 순탄하지 않은 삶을 냉담하게 때론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그것도 한 여자의 삶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듯, 생손을 앓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연필로 꼬박꼬박 눌러 쓴 그녀의 노트엔 강한 전류마저 흐를 정도다.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남성 우월주의 사상이 짙은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는 남자를 거부하고 받는 고통을 몸서리치게 경험했다.

하지만 그런 모진 굴곡속에서도 살아야 한다는 삶에 대한 당당한 선언은 인간 승리의 아름다운 모습마저 엿볼 수 있다.

현재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감사의 마음으로 식당의 하루 일을 준비한다.

오래고 오랜 인고의 세월이었건만, 절대 순하게 흘러가 줄 것 같지 않았던 시간들이건만, 어느새 훌쩍 지나가버리며 이제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나와 같은 아픔이 있는 누군가가 이 책을 보고 치유가 된다면 그와 같은 보람은 없다”며 “이제 내 인생에 폭력을 가하거나 내 삶을 방해하는 사람이 없는 좋은 환경이 된 만큼 좋은 이웃, 좋은 사람들과 웃어보고 싶다”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이운룡 전북문학관장은 “문학은 삶의 양식이 돼 굶주린 영혼의 배를 채워주고 슬픈 마음을 위로하며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켜 준다”며 “저자는 이 에세이를 통해 스스로의 고통, 지난날 슬픔, 아픔 등을 투명하게 정화하고 말끔히 치유하고자 한다.

이것이 그가 에세이를 통해 얻게 되는 생의 의미와 가치이다”고 평했다.

권도갑 행복한가족 대표는 추천사를 통해 “어떤 폭풍과 파도가 밀려와도 인생은 분명 살 길이 보인다”며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나 건강한 삶을 펼쳐갈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시대 거룩하고 밝은 빛이다”고 추천했다.

/조석창기자 j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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