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전북대총장 신년 인터뷰

▲ 서거석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 그동안 쌓아왔던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해 전북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심제 태산이(人心齊 泰山移).‘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2일 전북대 시무식에서 서거석 총장은 구성원들에게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면서 이 말을 인용했다. 2014년,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라 더욱 심화될 대학 구조개혁의 파고를 구성원 모두의 힘으로 슬기롭게 헤쳐 나가 더 크게 도약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국에서 가장 발전한 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북대학교가 대학가에 불어닥친 한파를 헤치고 2014년 더 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총장직을 수행해 온 7년간 전북대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는 평가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지난 7년 동안 한시도 잊지 않은 말이 있다. ‘매일 바꾸고, 매월 바꾸고, 매년 바꿔야한다’는 말이다. 변화를 강조하다보니 진짜 많은 부분이 변했다. 취임 초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전북대가 지금은 전국 대학들의 부러움을 받는 대학이 돼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연구 경쟁력을 갖추고,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평가에서는 국내 10위권에 올라 있다. 패배감에 젖어 있던 구성원들의 자부심도 높아졌다. 이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어떤 변화를 주었나?

“지난 2006년 말 총장직을 맡고 보니 대학 시스템이 선진대학에 비해 많이 느슨했다. 대학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모든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했다. 대학경쟁력은 연구, 교육, 취업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연구 경쟁력으로 보았다.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승진요건을 기존보다 3배 높이고, 인센티브도 대폭 강화해 교수님들이 질 좋은 논문을 많이 쓸 수 있게 했다. 학생 교육 역시 깐깐한 학사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모든 학생이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로잡았다. 학생들의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부서를 일원화 해 졸업까지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구와 교육, 취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변화가 지금 전북대 경쟁력의 근간이 됐다.”

-그간 발전이 눈부셨다.

지난해 특히 좋은 성과들이 많았는데. “그동안 연구, 교육, 취업지원, 국제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과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유력 언론 3사의 대학평가에서 모두 괄목할 성과를 올렸다. 우선 중앙일보 평가에서 6년 연속 순위가 상승했다. 전국에서 유일한 성과다. 설문으로 평가하는 평판도를 제외한 교육, 연구, 취업 지표만으로 보면 국립대 1위, 국내 종합대학 12위였다. 잘 가르치는 대학답게 ‘교육여건’ 부문에서는 전국 5위였고, 인문·사회·체육 교수 1인당 논문수에서도 전국 6위에 각각 랭크됐다. 이 평가 직후 우리대학은 최근 20년 간 가장 눈부시게 발전한 대학 1위라는 평가도 받았다. 또한 조선일보와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 평가에서도 아시아 97위에 오르며 Top100에 올랐다. 이 평가에서는 특히 국제화가 국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 밖에도 동아일보가 실시한 취업 지원 평가에서도 ‘학생 경력개발 플랜’분야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명실 공히 연구와 교육, 국제화, 학생 취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명문대학임을 입증한 결과다.”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어떤 교육을 실천하고 있나?

“어떤 교육이든 학생들이 원하는 맞춤형이다. 여태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대학은 학생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초과목부터 탄탄하게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1학년 때부터 수학과 물리, 화학 등 기초과목을 밀도 있게 교육하고,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2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게 되는 제도를 시행중이다. 학부모,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크다. 좋은 곳에 취업하려면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실현해야한다. 학생들을 기업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로 키우기 위해 매년 1천500명이 넘는 학생을 기업에 보내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1,200명 이상의 학생을 대학이 지원해 해외 자매결연 대학에 보내고 있다. 이는 우리 전북대가 매년 국제화 1위를 하는 힘이다.”

-많은 성과 속에 맞은 올해는 전북대 발전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많다.

“2014년은 대학들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를 요구받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개혁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1조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도 대학의 명운을 가를 주요 잣대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 우리 전북대에게도 매우 중요한 한 해다. 지금의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힘든 파고를 넘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전략은 바로 특성화다. 지금까지 우리대학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도 연구와 교육 등 대학 전반의 차별화 된 특성화 덕분이었다. 올해도 지난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부문별 특성화에 노력하겠다.”

-앞서 말씀대로 정부가 대학구조개혁방안을 확정 발표하는 등 대학 구조개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내외 여건 변화로 구조개혁은 불가피하고 시급한 과제다. 모든 대학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과 같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특히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에 확실하고 안정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지역대학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을 무조건적으로 선호하는 인사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조개혁 등도 슬기롭게, 그리고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잘 하실 것이란 평이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나?

“목표를 분명히 하고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위해 간절히 노력한다면 길은 얼마든지 열릴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학생들은 고교 시절 입시위주 교육 탓에 대학에서 해방감이 도취돼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오히려 고교 때보다 더 노력하고 열정적으로 도전해야한다. 대학에서 보내는 4년이라는 세월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원대한 꿈을 분명히 세우고 그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자신의 역량을 키운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믿는다.”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다.남은 임기동안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동안 구성원들과 함께 대학발전의 기반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며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벌써 종착역에 서 있다. 나 자신의 임기는 마지막 해이지만 우리 전북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연구 기반을 더욱 다져 세계적인 연구를 이끌고,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의 면모를 지금보다 더욱 완벽하게 갖춰 학생들이 누구나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것이 마지막까지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 그동안 쌓아왔던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해 우리 전북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온근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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