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간호장교로 6·25에 참전했다가 허리를 다쳐 휠체어에 의지하며 혼자 살아온 조금임(95) 할머니는 20일 (재)여산장학회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2억원을 전달했다.

군산에서 태어난 조 할머니는 일본 조산간호전문대를 졸업한 뒤 해방과 함께 귀국했으나, 31살 때 6·25가 발발하자 간호장교로 참전했다. 안타깝게도 전시 중 수송차의 전복으로 척추장애를 얻게 됐지만 근검절약을 생활의 기조로 언제나 사랑과 웃음으로 이웃을 보듬으며 살아왔다.

조 할머니는 ‘애국하는 방법이 전선에만 있는 게 아니다’는 신념으로 수십 년간 서울의 재활용사촌에서 운영하는 군용양말 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또 1967년 영국에서 열린 장애인 탁구대회와 72년 독일서 개최된 장애인 올림픽 양궁부문에 각각 참가해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이날 전달된 2억 원의 후원금 가운데 1억9천500만원은 대학생 장학등록금을 지원하고, 500만원은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빈곤가정 아이들의 교복 구입비로 쓰일 예정이다.

조금임 할머니는 “선행이라고 포장돼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 작은 정성이지만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성은기자 eun2@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