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지표가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수한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예향'을 자처해 왔지만 실제 문화 수준은 낮은 것이다. 도내 기초단체 가운데 그나마 전주시가 전국 5위권에 들어 체면치레를 했다.

문화도시로서의 명성이 무색해면서 전통문화도시라는 정체성까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2013 지역문화지표 지수화를 통한 비교 분석’을 발표한 결과 전주시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시·군·구 지역별 상위 10개 지역과 4개 분류별 우수지역에 이름을 올린 곳이 전주시를 빼고는 한곳도 없다고 한다. 우수한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해 온 도내 대다수 지자체의 자부심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 ‘지역문화지수’는 각 지역별로 문화정책 수립·추진과 문화자원 보전·구축·관리, 문화 활동 및 문화 향유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지표. 문체부가 국내 지역문화 발전 현황 및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문화정책과 문화자원, 문화활동, 문화향유 등 4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다.

전주시도 문화정책과 문화 향유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문화자원과 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수도권 지역의 지역문화지수가 비수도권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이는 문화수준도 재정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정이 안정된 지자체가 문화에도 공을 들인다는 말이다. 재정과 문화 수준이 비례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화격차는 심각해 질 수 있다.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문화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문화격차가 더 커지기 전에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자체들 또한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정책을 개발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 지자체의 정책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주민들의 참여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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