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강 사업' 추진 미세먼지-황사-미관해쳐

▲ 2016년까지 진행되는 '고향의 강 사업'으로 전주천 산책로 주변 갈대밭을 군데군데 파해쳐 민둥길이 되어 있어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 하고 있지만 시는 중장비차량의 진입을 위해 어쩔수 없다며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김현표기자

“멀쩡한 전주천을 학교 운동장처럼 만들어 놨어요”

19일 전주천 일대 산책로 주변 곳곳이 다 파헤쳐져 밭처럼 바뀌어 있었다. 실제 전주천 산책로에서 걷고, 운동하는 시민들은 흙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심해 흙먼지가 날리는 전주천 산책로를 지나는 시민들은 도대체 시에서 무슨 공사를 하는 건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전주시는 2012년 10월부터 ‘고향의 강’ 사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2016년 1월까지 완료를 목표로 370억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완산구 동서학동 안적교에서 서신동 산천 합류점까지 9.8km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친수공간을 비롯해 주변 역사, 문화, 관광 등 연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예산낭비와 이해할 수 없는 공사로 주민 불편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 김모(56∙여)씨는 “지금도 충분히 다니기 편한 산책로를 왜 다시 공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갈대와 억새 등 생태환경을 다 파헤쳐 현재 전주천 일대는 흉물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산책로를 다시 공사하는 거라면 산책로 주변을 공사해야 하는데 왜 전주천 옆을 다 파헤쳐 놓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신교 일대 천변 공사현장을 보면 산책로 양 옆이 아닌 전주천 옆 곳곳을 밭처럼 만들어 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는 것은 물론이며, 원래 계획된 산책로를 공사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시민들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곳은 공사를 위한 중장비 차량이 지나다니는 곳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5월 내로 다시 억새를 심는 등 복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향의 강’ 사업을 하면서 잘 자라있는 갈대를 파헤치고 다시 또 심을 수밖에 없어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시민 이모(60)씨는 “예전에는 유채꽃밭이 조성됐지만 어느새 갈대 밭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그 갈대밭마저 파헤치고 다시 갈대를 또 심는다고 하니 ‘고향의 강’ 사업이 시 예산을 쓰기 위한 공사인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산책로를 넓히고,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 계획이다”며 “당장은 시민들이 불편하겠지만 고향의 강 사업을 완료하면 더욱 편리하게 전주천 산책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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