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에 제비-개구리 등장 20넘어 생태계도 혼란

20도를 넘는 봄철 고온 현상이 계속되며 생태계도 혼란을 겪고 있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통상 4월에 등장하는 제비와 개구리, 나비가 올해는 모두 3월에 나왔다.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 등 봄꽃 개화도 평년에 비해 이른 시기에 폈다.

여름 철새로 분류되는 제비는 지난 13일 전남 흑산도에서 가장 먼저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6일 빠르고 평년보다 18일 빠르다. 울릉도에서는 지난 23일, 서해 백령도에서는 지난 27일에 제비를 발견했다.

각각 지난해보다 18일·30일, 평년보다 20일·15일 빠른 관측이다. 개구리도 이른 시기에 봄을 맞이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26일 경북 울진에서 올해 첫 개구리를 공식 관측했다. 평년 대비 30일 빠른 등장이다.

지난 14일 추풍령에서 관측된 개구리는 지난해보다 39일이나 빨리 세상에 나왔다. 나비도 충남 서산과 경기 파주 등 15여개 관측소에서 발견됐다. 지난 18일 서산에서 관측된 나비는 지난해보다 33일, 평년보다 16일 빨리 등장했다.

동두천 나비도 지난해보다 21일, 평년보다 11일 빨리 관측됐다. 봄철 기온이 올라 봄꽃 개화도 빨라졌다. 개나리와 진달래의 경우 2~3월, 벚꽃의 경우 4월 기온이 개화 시기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벚꽃은 기상청이 예상했던 시기보다 15여일 빨리 폈다. 서울에서 3월에 벚꽃 개화가 관측된 것은 1922년 기상청이 벚꽃 개화를 관측한 이래로 올해가 처음이다. 기상청은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지난 28일 벚꽃 개화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일대 벚꽃도 지난 29일 개화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일, 평년보다 13일 빠르다. 또 전국 대부분 지역 기온이 높아 제주도~서울 등 전국에서 거의 동시에 벚꽃이 폈다. 서귀포에서 지난 25일 벚꽃이 피기 시작해 서울까지 올라오는 데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외에도 ▲부산 25일 ▲포항·대구·통영 27일 ▲광주·전주·대전 28일 등 전국적으로 같은 시기에 개화했다.

서울의 경우 개나리와 진달래도 지난해보다 각각 9일, 13일 일찍 폈다. 평년 개화일과 비교해도 3일, 6일 이르다. 기상청은 이번 봄철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대기 상층의 온난한 공기와 한반도 남쪽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를 꼽았다.

여기에 평년의 3분의 1 수준인 강수량과 강한 일사가 더해져 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 26일부터 서울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8~11도 높은 20~24도의 분포를 보였다. 지난 28일에는 서울 일 최고 기온이 23.8도까지 올라 1908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높은 3월 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의 올해 3월 평균 기온은 7.7도로 지난해보다 2.6도, 평년보다 2.1도 높았다. 최고·최저 기온도 모두 높았다. 올해 서울 3월 최고 기온은 12.8도로 지난해(10.8도)와 평년(10.3도)보다 높았다.

올해 서울 3월 최저 기온도 지난해보다 2.7도, 평년보다 1.9도 오른 3.4도를 기록했다. 반면 강수량은 적고 일조 시간은 많아 기온이 오르는 데 영향을 줬다. 올해 서울 3월 평균 강수량은 7.2㎜에 그쳐 지난해보다 20㎜ 정도 덜 왔다.

평년 3월 평균 강수량에 비하면 38.1㎜나 적게 온 것이다. 서울 3월 평균 일조 시간은 평년에 비해 113% 늘었다. 한편 서울 낮 최고기온이 20도 이상을 웃도는 올 봄 '초여름 더위'는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되다가 3일께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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