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K팝 스타 2' 우승팀인 남매 듀오 '악동 뮤지션'은 투명하다. 자신들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음악에 그대로 묻어난다.

대화를 나눠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드러난다. 오빠 이찬혁(18)과 동생 이수현(15), 10대들의 순수함으로만 여기기에는 확고한 다짐이다.

'K팝스타2' 우승 후 1년 만인 지난달 발표한 데뷔 정규앨범 '플레이'에는 이런 악동뮤지션의 생각과 가치관이 배어있다. 'K팝스타2' 때처럼 노랫말이나 소재는 자신들의 나이에서 여전히 찾고 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매무새는 더 옹골차졌다.

프로다운 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사운드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닿는다. 포크팝 멜로디와 담백한 래핑이 인상적인 '200%', '얼음은 왜 차갑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천진난만한 가사와 달리 웅장하고 리드미컬한 사운드의 '얼음들'이 그렇다.

하트를 주고 받는 스마트폰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으로 쉬운 멜로디가 흐르는 '기브 러브', 예전 포크 음악의 감수성을 떠올리게 하는 '지하철에서', 펑키와 그루브가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가르마', 대중의 호응이 좋았던 곡 중 하나로 쉬운 멜로디와 이수현의 담백함과 가성을 넘나든 보컬이 두드러지는 '인공잔디', 왕따의 이야기를 담은만큼 단조의 서정적인 사운드가 특징인 '안녕' 등도 공감할 만하다.

초반부는 악동뮤지션의 스타일로 시작했다가 후반에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곡으로 록 비트가 귓가를 감도는 '작은별', 후반부가 특히 흥겨운 '길이나', 작곡 소재가 다 떨어진 것을 소재로 삼은 '소재' 등도 악동뮤지션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보기 좋게 다듬어진 곡들이다. 인디듀오 '십센치'(10㎝)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모티브를 따온 곡으로 이찬혁이 처음 작곡한 '갤럭시'는 11번째 마지막 트랙에 자리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순수함이 느껴진다.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대거 컴백한 가운데도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아티스트 톱20', '앨범 톱20' 부문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이다운 노래들이라고 좋게 평해주셨어요. 저희 노래를 들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다거나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는 분들도 있고요. 저희가 바라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을 듣고 '힐링'이 됐으면 하거든요."(이찬혁)

선교를 하는 부모를 따라 몽골에서 생활하기도 한 악동뮤지션은 정식 교육을 받는 대신 현지에서 홈스쿨링을 했다. 당연히 정식으로 음악 교육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K팝스타' 우승으로 받은 상금을 모두 기부할만큼 됨됨이는 야무지다. 총 3억원의 상금 중에는 음반 제작지원비 1억원도 포함됐다. '힐링'을 안겨줄 수 있는 곡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다.

이찬혁이 작곡과 작사. 이수현이 보컬을 맡고 있다. 그러나 교감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곡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오빠가 작곡하고 있을 때 방에 들어가면, 집중이 안 된다고 문을 잠궈요. 그런데 완성이 되면 들으면서 같이 수정하죠. 오빠 초기곡은 대중성이 강했는데 이제 점점 음악성이 있는 곡들을 만들어요. 장르의 색깔도 다양하고요."

그런데 이찬혁은 악보를 볼 줄 모른다. 멜로디를 외우거나 녹음한 뒤 그것을 토대로 곡을 만든다. "이제 악보를 조금 볼 줄 알아요. 주변에서는 화성악 등 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워보라고 권유도 하죠. 일단 배우지 않은 선에서 뽑아낼 수 있는 걸 최대한 뽑아내고 싶어요. 날것의 음악 말이에요."

이수현의 보컬은 만 1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더욱 깊어졌다. "원래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이 아닌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많이 들었어요. 팝송도 많이 듣고 따라 불렀죠." 오빠처럼 작곡을 하고 싶지는 않을까. "생각이 있었는데, 친한 작곡가 언니가 작곡 용어를 말하는데 모르는 것 투성이더라고요. 우선 오빠가 만든 곡들을 최선을 다해 부르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이찬혁은 동생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가수 이수현을 높게 평가하는 묘를 발휘했다. "수현이 목소리는 참 맑아요. 그런데 무엇보다 제 노래에 특화된 목소리죠. 하하하. 누구보다도 제 노래를 제일 잘 부르는 건 확실해요."

랩 실력이 많이 늘었다. "수현이가 상대적으로 노래도 잘하다 보니 밸런스를 맞춰야겠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항상 아쉽네요."

악동뮤지션은 'K팝스타2' 우승 직후 양현석(44)이 이끄는 YG엔터테인먼트로 갔다. 뮤지션들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점에 끌렸다. 양현석은 그룹 '빅뱅'처럼 악동뮤지션에게 앨범 작업을 맡겼다.

"작업할 때 너무 좋았어요. 제가 고집이 있거든요. 마음대로 풀어주셔서, 너무 즐겁게 작업했죠. 부담이 됐던 점은 앨범 발표 뒤 결과였어요. 회사에서 좋은 기회를 주셨는데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죠"(이찬혁), "즐기면서 앨범을 만들었는데 결과도 너무 좋아서 더 즐거웠죠."(이수현)

YG에 들어가기 전에는 "(힙합 가수들처럼) 금팔찌를 차고 나올 수도 있다"는 걱정도 했다. "YG 다른 선배들의 스타일의 아니라 저희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게끔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굉장히 든든한 백이에요."

YG가 월드스타 싸이(37)를 비롯해 빅뱅과 그룹 '2NE1' 등 한류팀을 대거 보유한만큼 악동뮤지션도 해외 시장에 자연스레 관심이 갈 듯하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요. 해외 활동도 좋지만 우선 한국에서 정상에 오른 다음 진출하고 싶어요. 나가더라도 배우는데 목적을 두고 싶고요"(이수현), "외국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죠. 그러면 곡뿐 아니라 가사도 제가 쓰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더 공부를 해야죠."(이찬혁)

앞으로도 '힐링'을 주제로 노래하고 싶다. "성인이 돼서도 순수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누구나 언제나 들을 수 있는 가요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저희가 듣기에는 직설적인 내용의 가요도 있다고 하셔서 많이 듣지 못했거든요. 그 때부터 전 연령층이 들을 수 있는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지금 이렇게 만들게 됐어요."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