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기간 관광객 몰려 먹다 남은 음식물 등 곳곳 버려져 악취-벌레 '먹거리 야시장' 전락 시, 청소인력 배치 시급

▲ 7일 오전 12시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 6일부터 연휴를 맞아 한옥마을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린 음식물과 쓰레기들이 쌓여 있어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고 있다./김현표기자

전주 한옥마을이 가는 곳 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통은 찾아보기 힘들고, 온갖 군것질 거리를 손에 든 시민들은 먹다 남은 음식물과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있다.

문화와 전통을 강조하던 전주한옥마을의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먹거리 야시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 7일 저녁 8시께 황금연휴를 맞아 사촌언니 부부와 함께 한옥마을을 찾은 오모(27·여, 부안군)씨.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맛집으로 소문난 유명 음식점에서 겨우 식사를 하고 한옥마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산책하며 구석구석을 살폈다.

하지만 맛과 멋에 감탄하기도 전에 오씨 일행은 쓰레기로 뒤덮인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심 거리인 태조로와 은행로는 가관이었다.

나무와 풀 숲은 내버려진 음식 찌꺼기로 범벅이었고, 골목 어귀에도 시민들이 먹고 버린 음료수 컵들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진동하는 악취를 피해 오목대에 올랐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파리와 벌레들이 들끓어 불쾌함을 넘어 몸서리까지 쳐졌다.

오씨는 “유명하다고 하는 관광지인데 이렇게 쓰레기가 널려 있는 것에 입이 안 다물어졌다”면서 “쓰레기통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 짜증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한옥마을은 관광지라기 보다는 그냥 ‘먹자골목’에 불과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일 지방선거일부터 시작된 연휴와 현충일, 그리고 지난 주말 전주대사습놀이까지 긴 연휴가 이어지면서 전주시민을 비롯해 많은 외지인들이 한옥마을을 찾았지만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추한 한옥마을의 모습에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 임우영(33)씨는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쓰레기통을 좀 더 늘린다면 이 같은 상황은 좀 나아질 수 있지 않겠느냐? 바쁘다고 변명은 대지만 전주시 공무원들은 지나치게 책상머리 행정만 고집하고 있다”며

“청소하시는 분들도 젊은 사람이 아닌 고령의 어르신들이라 안타까움이 크다. 주민으로써 도와드리는 것도 한계가 따른다. 청소 인력을 젊은 층으로 배치하고 인원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옥마을 사무소 측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 뿐이다.

한옥마을 사무소 관계자는 “거리마다 환경미화원들이 청소를 하고 있지만, 한옥마을 내에 쓰레기통이 몇 개인지는 관할업무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휴일에 인원이 달릴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더 투입되고 평소 하루 세 번 돌며 청소 횟수를 연장한다”며 “오후 8시 이후에는 환경미화원이 퇴근하기 때문에 밤 시간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선기자 ujs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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