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관 광화문 광장 1일시위 별여

▲ 정은애 소방관
▲ 고진영 소방장

전북지역의 소방관들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안전처를 설립,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소방총수를 강등하는 정부 조치에 ‘지역의 소방 일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현직 소방관 4명이 불볕더위 속에 진압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소방복과 안전 장갑, 보호모까지 ‘완전무장’을 한 채 30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외로운 시위를 이어갔다.

군산소방서 고진영 소방장과 부안소방서 정은애(51·여) 소방관도 함께였다.

정 소방관은 “20년 가까이 된 소방차량은 노후됐고, 안전장갑 등 장비도 개인이 구입하는 게 현재 지역 소방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다른 소방관들도 정복과 진압복 등을 착용하고 ‘안전도 빈부격차’, ‘평등한 소방서비스’, ‘소방관을 국가직으로’라는 내용의 피켓을 세워 놓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전국의 전·현직 소방관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 소방장은 “최근 5년간 전국에서 29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고 1천626명이 다쳤다”며 “소방이 위험하면 국민의 안전이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현직 소방관이 침묵시위를 벌이는 등 분노가 치닫게 된 데는 안전행정부가 소방관 의견을 무시하고 재난안전관련법을 개정, 관련 위원회에 단 한명의 소방 인사도 포함시키지 않는 등의 조치 때문이다.

앞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는 현직 소방관이 “국민 모두에게 평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방직과 국가직으로 이원화해 된 소방조직을 국가직으로 일원화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전국의 현직 소방관 119명은 소방직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4만여명에 달하는 소방관 대다수가 지방직인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대우가 천차만별이라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2014년 소방장비연감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방화복과 방열복의 노후율은 각각 50.3%와 41%로 조사됐다.

화재진압 필수장비인 공기호흡기 세트(45이상) 역시 전북소방이 보유하고 있는 1천817개 중 1천117개(60%)가 극도로 낡아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 소방장은 “대형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컨트롤 타워만 바뀔 뿐, 근본 해결의 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전한 소방, 안전한 국민’만이 ‘제 2, 3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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