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보신음식 인기 대형업체 토종닭 매출 올라 모래내 시장 등 전통시장 초복 '무색' 썰렁한 분위기

“초복에 삼계탕집은 발 디딜 틈도 없어요”

지난 18일 초복, 주부 김혜영(37)씨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집 근처 삼계탕집을 찾았지만 자리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통에 자리가 날 때까지 잠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장마와 무더위가 겹치면서 날씨가 더웠다 습했다 선선했다 오락가락하기에 몸보신이 필요할 것 같아 삼계탕집에 왔다"며 "초복이라 나처럼 몸보신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몸보신할 음식을 찾는 통에 외식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더위와 장마에 지친 사람들이 삼계탕이나 장어, 전복 등 체력에 좋은 음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주 하나로클럽에 따르면 이번 달 생닭 매출은 작년 대비 15% 가공삼계탕은 7% 증가하는 등 초복 관련 상품의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닭 전문 브랜드인 하림도 토종닭 판매가 전년비 15%가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닭, 오리 등 보양식을 취급하는 외식업체나 유통업체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매출 상승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여러 치킨 프랜차이즈도 삼계탕 대신 치킨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초복 마케팅에 합류하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고, 피자와 패스트푸드, 죽집 등 평소 복날과 연관되지 않던 외식업종까지 초복특수 잡기에 뛰어들어 색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한편 대형 프랜차이즈 및 유통업계에 밀린 영세 상인 및 시장은 썰렁한 분위기다.

모래내 시장에서 생닭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초복이라지만 여기 시장은 손님이 없어 파리가 날리지 않느냐”며 “중복이나 말복도 남아있으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시장에 사람들 발길이 줄어든 지 오래”라고 푸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데다 경기불황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면서 관련업체들이 복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닭 가격도 내렸고 파격가 행사도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지선기자 ujs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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