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축구 기자회견서 밝혀

지난 7월 브라질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홍명보(45)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느꼈던 그동안의 소회를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홍명보장학재단(이사장 홍명보)은 8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 로열볼룸에서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4(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 자선축구경기 사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잘 지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보지 못해 미안한 감도 있다.

짧은 시간 같이 함께 보냈던 시간들에 대해 저 역시 기쁘게 생각한다"며 짧은 대표팀 감독 기간을 돌이켰다.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은 지 약 5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관심은 앞으로의 행보에 쏠렸다.

홍 이사장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동안의)책임감과 부담감에서 벗어나서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곳에서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것과 맞물려 감독직에서 내려와야 했던 홍명보 이사장이다.

월드컵 이후 보냈던 고민의 시간도 털어놨다.

그는 "아무래도 자선경기를 개최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것은 감독과는 별개 사항이다.

감독을 하기 전부터 이 일에 대해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계속 못하더라도 자선축구만큼은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사항을 결정하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주위에서 용기를 줘서 다시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홍 이사장은 "행정가와 감독, 어느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의 내 마음의 상태를 정확히 말씀드리면 마음의 상태는 잔잔한 호숫가와 같다.

별도 보이고 달도 보이는 상황이다.

예전 대표팀 감독 1년을 하면서 그런 마음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후배 선수들, 후배 감독들 모두 잘 되고 있으니, 그런(부담)것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다.

(앞으로는) 한국 축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해 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 이사장의 후배들은 자선축구를 만들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사랑팀 감독으로 자선축구에 참여하게 된 안정환 해설위원은 "좋은 자선경기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이 자리를 만들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해마다 축구인들이 세상을 밝히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망팀의 김병지 감독은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 속에있는 분들에게 희망이자 도움을 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규는 "그동안 참석을 몇 번 했는데 항상 보면서 느끼는 것은 홍 감독님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축구하는 선배로서 이런 행사를 열어줘 후배들이 많이 배우고 있다.

나도 선수 은퇴를 했을 때 작게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지소연은 "참석을 몇 번 했는데 그때마다 홍 이사장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은퇴하고 나서 조그만 장학재단을 조그맣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자선축구경기는 13일 오후 3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감독으로 매년 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이사장이 물러나고 안정환 MBC해설위원과 김병지 전남드래곤즈 골키퍼가 각각 '사랑팀'과 '희망팀' 사령탑을 맡았다.

안정환 감독이 이끄는 사랑팀은 김승규(24·울산)·김승대(23)·강수일(27·이상 포항) 윤일록(22)·김주영(26)·김진규(29·이상 서울)·정대세(30)·김두현·정성룡(29·이상 수원)·이재성(22·전북)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구성됐다.

국내 여자축구를 대표해 권하늘(24·부산)과 전가을(26·현대제철)이 초청선수로 사랑팀에 합류하고, 장애인 축구 국가대표인 최범준과 노영석도 함께 한다.

배우 공형진(45)도 가세해 재미를 줄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희망팀은 김병지 감독을 필두로 해 한·중·일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 선수 위주로 꾸려졌다.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장현수(23)·박종우(25·이상 광저우 부리)·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이종호(22·전남)·하대성(29·베이징 궈안)·황석호(25·히로시마)·김민우(24·사간도스)·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이 희망팀에 편성됐다.

여자축구 선수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심서연(25·고양대교)과 장애인 축구국가대표로는 김종훈과 진병석이 희망팀에서 뛰며 개그맨 서경석(42)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대회의 특징은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던 장애인축구대표팀을 초청, 축구를 매개로 기존 유명 선수들과 함께 우정을 나눌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자선의 의미와 어울리는 따뜻함을 더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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