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도시-국가서 치르도록 IOC, 올림픽어젠다 승인 강원도-조직위 한 목소리 올림픽 반납도 불사 입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 개최 승인과 관련,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민들이 "아닌 밤중의 홍두깨"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IOC는 지난 8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열린 127차 총회에서 단일 도시에서 개최하던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는 개혁안을 담은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IOC의 개혁안 핵심은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이고 종전처럼 하나의 도시에서가 아니라 여러 도시나 복수 국가에서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일부 종목 교류 개최가 현실화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IOC 집행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하계 올림픽을 치르는 한국과 일본이 일부 종목에 한해 분산 개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일부 종목 교류 개최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분산 개최가 계속 진행된다면 올림픽 반납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문순 도지사는 "이미 신설 경기장 6곳을 모두 착공한 상황에서 경기 장소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기적으로나 국민 정서상 썰매 종목 등 일부 경기가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규석 강원도 동계올림픽추진본부장도 "분산개최는 일을 수 없는 일로 이같은 입장은 도지사를 비롯해 도 출신 국회의원들, 도의원 개최지 시장 군수들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만약 분산 개최가 계속 거론된다면 올림픽 반납까지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2년간 세 번의 도전 끝에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이끌어 낸 평창군민을 비롯해 도민들의 분노한 민심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

평창에 거주하는 박모(53)씨는 "12년간 도전해 얻은 어렵게 얻은 성공에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 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며 "그런데 채 3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분산 개최라는 이런 날벼락 같은 소식이 어디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춘천의 오모(49)씨도 "있어서고 안되고 있을 수 도 없는 올림픽 분산개최는 우리 강원도민들에게는 재앙과도 같다"며 "여기까지 이끌고 온 정부도 책임을 통감하고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발빠른 대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정부의 늦장 대응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이같이 IOC의 상황논리에 밀려 나가게 된 이유는 정부의 확실한 예산지원으로부터 대회이후 운영과 소요비용 등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이미 경기장 대부분이 착공된 상황에서 이것을 중지시기고 대회를 옮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앞으로 IOC의 구미에 밀려 분산개최가 이뤄진다면 강원도는 파산이다"며 정부의 대책을 주문했다.

한편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은 3년 뒤인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6일 동안 펼쳐질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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