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실점의 패배를 노린다










`최소 실점의 패배를 노린다.'  3일 오후 5시 일본 미사와시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아이스하키
남북대결을 앞둔 한국 여자 대표팀 신승한 감독이 밝힌 목표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목표지만 한국 대표팀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한국팀은 아이스하키를 전문적으로 했던 선수가 거의 없고 대부분 중.고교.대학생으로
이뤄진 `외인부대'이기 때문이다.

단 1개의 여자 중.고교팀이 없는 점을 보더라도 한국의 여자 아이스하키 환경이
얼마나 척박한 지를 알 수 있다.

남북대결의 관심은 북한 대표선수로 활약하다 지난 99년 귀순한 한국선수 황보
영(24)이 옛 동료들과 펼치는 `우정의 대결'에 쏠린다.

북한 팀에는 황보 영이 92∼97년 김책제철체육단에서 뛸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신정란, 장미란, 김봉련, 김선애, 최정순 등 7명 정도가 이번 대회에 출전했고 특히 주전 공격수 신정란은 종성신흥고등중학에서 6년 내내 한 책상을
썼던 단짝이다.

이 때문에 남북한의 국가대표를 모두 경험한 기구한 운명의 황보 영은 지난 달 26일 일본 입국 때부터 수십명의 기자들을 몰고 다닐 정도로 현지 미디어 취재의 표적이 됐지만 마음만은 착잡하다.

옛 동료를 만난다는 설렘과 함께 그 친구들이 자신을 태어난 조국(북한)을
등진`배신자'라고 비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황보 영은 이런 마음의 짐을 털어내려는 듯 지난 달 31일에는 일본과 경기를
벌였던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며 `우리 팀 이겨라' 등 구호로 목청껏 외쳤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북한 선수들이 퇴장했을 때는 함께 흥분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황보 영과 맞대결하는 북한 선수들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이미 경기를 치렀던 카자흐스탄과 일본에 모두 패해 남은 한국과 중국전을 모두 승리하지 못하면 메달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특히 승점이 같을 경우 골 득실차로 순위를 결정하는 룰에 따라 일본보다 메달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려면
일본이 한국전에서 기록했던 21골보다 더 많은 득점이 필요, 한국을 제물로 삼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또 한번 남북 동시입장을 이뤄 더욱 가까워진 북한과 양보없는 대결을 펼칠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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