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즌 정규리그 899경기 평균 32분 꾸준히 뛰어

서울 SK의 주희정(37)이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900경기 출전에 단 한 경기만 남겨뒀다.

주희정은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 출전해 프로 데뷔 18시즌 만에 정규리그 통산 899경기를 소화했다.

오는 22일 창원 LG전에서 코트에 서면 역대 처음으로 9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경기 수만 많은 게 아니다.

899경기에서 평균 32분30초를 뛰었다.

주희정은 고려대 2학년 중퇴 신분으로 또래보다 일찍 프로에 진출해 1997~1998시즌부터 뛰었다.

나래(현 동부), 삼성, KT&G(현 인삼공사) 등을 거쳐 SK에서 활약 중이다.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한 그는 체계적이고 철저한 자기관리, 성실함, 진지함 등 코트 안팎에서 타의 모범을 보였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프로농구에서 500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20일 경기까지 포함해서 주희정 등 24명(은퇴선수 포함)에 불과하다.

주희정 다음으로 출전 경기 수가 많은 이는 추승균(40·KCC 코치)으로 통산 738경기를 뛰었다.

600경기 이상만 보면 6명으로 확 줄어든다.

이중 주희정과 임재현(37·오리온스·603경기)만 현역이다.

서장훈(40·방송인·688경기), 신기성(39·하나외환 코치·613경기), 문경은(43·SK 감독·610경기)은 모두 은퇴했다.

프로야구나 축구와 달리 고졸 출신이 거의 없는 농구의 특성을 감안할 때, 주희정의 900경기 출전은 다시 나오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더욱이 정규리그의 경기 수(54경기)도 많지 않다.

주희정은 나이 탓에 체력적인 저하가 있지만 경기력에 큰 기복은 없다.

가지고 있는 기록도 많다.

어시스트(5093개)와 가로채기(1430개)에서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반칙 수도 2070개로 압도적인 1위다.

트리플더블도 8차례 기록해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았다.

외국인선수까지 통틀어도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앨버트 화이트(10회)다.

한국 프로농구의 살아있는 화석이나 다름없는 주희정이지만 규정대로라면 사상 첫 900경기 출전에 대한 시상은 없다.

정규리그 출전경기 시상은 500경기 단위로 이뤄진다고 규정돼 있다.

500경기, 1000경기, 1500경기 출전에 한해서만 시상을 한다.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고 9시즌을 모두 뛰어도 달성할 수 없는 게 500경기다.

오래 전부터 시상 단위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이때마다 특별시상으로 대체했다.

이번에도 KBL은 규정과 상관없이 주희정의 900경기 출전에 대한 특별시상을 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규정을 실정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주희정은 "선수 입장에서 출전 경기수 기록을 KBL이 놓치는 것 같아 아쉽다.

나는 이미 지났기에 상관이 없지만 후배들은 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며 "500경기 출전 이후에는 100경기 단위로 시상하는 게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출전 경기수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도 이런 부분을 통해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꿈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5~2016시즌을 끝으로 SK와의 계약이 끝나는 주희정은 1000경기 출전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최소 한 차례 더 계약을 해야 한다.

주희정은 "다음 시즌이면 계약이 끝난다.

은퇴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출전 시간이 줄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 생각했던 트리플더블 10회 목표에 대해선 마음을 비웠다.

그래도 항상 말해왔듯 1000경기 출전은 꼭 채우고 싶은 게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