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만 아시안컵 우승 도전 사우디와 평가전 2-0 승 자책골과 이정협 쐐기골

▲ 4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퍼텍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 경기에서 사우디 오사마의 자책골이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중동팀을 가상해 마련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예방주사를 톡톡히 맞았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이 이끈 한국은 4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퍼텍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3분 나온 상대 오사마 하우사위의 자책골과 후반 추가시간 에 터진 이정협(24·상주)의 쐐기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지난해 11월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으며 분위기가 다운된 슈틸리케호는 이날 승리로 아시안컵을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

사우디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졌다.

승패를 떠나 이날 사우디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사우디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에서 만날 오만·쿠웨이트 등을 가상한 최적의 스파링 상대였다.

사우디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즈베키스탄·북한·중국과 함께 B조에 편성돼 있어 토너먼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전 탐색 개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비록 국제축구연맹(FIFA) 102위로 한국(69위)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지만 사우디는 한때 아시아를 호령한 축구 강국으로 무시할 상대는 아니었다.

아시안컵 통산 3회 우승(1984·1988·1996년)의 경험을 갖고 있고 역대 전적에서도 이전까지 16전4승7무5패로 한국이 다소 열세에 있었다.

더구나 오만, 쿠웨이트 등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중동팀과 팀 컬러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매치업으로써의 충분한 메리트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오만과 쿠웨이트를 준비함에 있어서 플레이 스타일이나 모든 면에서 유사하다고 생각해 사우디를 최종 평가전 상대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호는 신체적으로 탁월한 유연성을 갖춘데다가 개인기로 무장한 전형적인 중동 팀 사우디를 맞아 계획대로 학습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최근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1-4로 대패하며 망신을 당한 사우디는 팀 내부적으로 승리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로 차 있었다.

이날 평가전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고 아시안컵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는 한국과 다르지 않았다.

한국으로서는 이 점이 더할나위 없이 반가웠다.

공수 모두를 실전과 다름없이 테스트할 수 있었다.

사우디는 전반부터 대등하게 맞서며 한국 수비라인을 위협했다.

패스의 정교함은 조금 떨어졌지만 볼키핑 능력이 좋았고 무엇보다 발재간이 뛰어났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하는 사우디 선수들의 개인기에 한국 수비수들은 당황했다.

전반 28분에는 나와프 알 아비드가 강력한 오버헤드킥으로 한국 골문을 노렸다.

김진현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과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한국은 피로 누적으로 결장한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부재를 느끼며 전반전에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간간이 슈팅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7분 손흥민(23·레버쿠젠)이 시도한 왼발 슈팅이 크로스를 맞는 등 불운 속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고, 후반 23분 행운의 선제골을 얻어냈다.

손흥민의 프리킥을 장현수가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벌이며 공중볼을 다퉜고 결국 상대 오사마 하우사위의 무릎에 맞고 골로 연결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포지션별로 4명을 교체투입하며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이 빛을 발했다.

공격의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됐고 골이 나왔다.

아시안컵 직전 열린 사우디와의 최종 모의고사를 기분좋게 승리로 장식한 한국축구대표팀은 5일 회복훈련 뒤 6일 조별리그 1차전 격전지인 캔버라를 향해 이동할 예정이다.

캔버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게 됐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