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금지된 옥정호 물고기 천국 붕어섬 제대로 맛보려면 강 아닌 산 '국사봉' 올라야 물안개속 헤엄치는 붕어섬 장권 정상에서 보이는 마이산은 '덤'

▲ 임실 옥정호는 물고기들의 천국이다. 특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물고기는 이른바 붕어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으로 모양이 마치 물고기 같다 해 붕어섬이라 불린다.

주말이면 월척을 꿈꾸며 낚시짐을 꾸리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강태공들이다.

강태공들은 오늘도 월척의 희망을 품고 물고기가 있을 법한 곳이라면 산이든 바다든 어디든지 달려갈 태세다.

임실 옥정호를 가면 초대형 빨간색 금붕어가 있다.

상수도원으로 묶이면서 낚시가 금지된 옥정호는 물고기들의 천국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물고기는 이른바 붕어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이다.

모양이 마치 물고기 같다 해 붕어섬이라 불리는 이 섬은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강태공은 제외다.

살아 있는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붕어섬을 제대로 보려면 인근 국사봉에 올라야 한다.

산을 올라야 한다는 말에 너무 기죽자 말자. 어린아이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계단이 설치돼 있으며, 또 오르는 구간도 그리 길지 않다.

계단을 오르다보면 붕어섬을 볼 수 있는 3개의 포인트가 나온다.

첫 번째 포인트에서 보는 붕어섬과 두 번째 포인트, 세 번째 포인트 비슷하면서도 제각각 다른 모양의 붕어를 볼 수 있다.

단순하게 붕어섬만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면 시간이 조금은 아까울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보자. 새벽에 이곳을 찾으면 붕어섬을 중심으로 온 세상을 뒤덮을 만한 물안개를 만날 수 있다.

보통 물안개는 저녁 기온과 아침 기온이 차이가 많이 날 때 생긴다.

일반적으로 늦가을경인 10월~11월이면 물안개를 만날 수 있다.

물안개 사이 사이로 눈에 들어오는 붕어섬은 마치 강태공에게 잡히기 싫어하는 물 속 물고기 모양새다.

한껏 자태를 뽐내며 물안개에서 헤엄치는 붕어섬은 그야말로 제 세상을 만났다.

이곳에 자랑은 물안개에서 끝나지 않는다.


단풍 또한 압권이다.

붕어섬을 감싸고 있는 옥정호 밖엔 단풍이 한창이다.

물안개와 단풍, 그 중심에 있는 붕어섬은 한껏 여유를 가진 채 화폭에 그림을 담아내는 우리 조상들의 멋과 풍류까지 느낄 수 있다.

붕어섬을 마음껏 봤다면 몸을 추스리고 국사봉을 마저 오르자. 예전 이 곳 마을에서는 진사 12명이 배출됐는데 이 산의 정기 때문이라고 해 국사봉이라 명명됐다.

국사봉 정상에서 고개를 들면 저 멀리 이상한 봉우리 두 개가 보인다.

바로 마이산이다.

새벽에 이곳에 오면 물안개에 덮힌 붕어섬을 비롯해 마이산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일거양득이란 말을 이럴 때 사용하는 듯 싶다.

일거양득이라 하면 섭섭한 마음이 들 수 있다.

국사봉을 비롯해 붕어섬까지 인도하는 순환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최근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전국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한다.

또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가 볼만한 곳에도 선정돼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거삼득인 셈이다.

매기-동자재 오모가리탕 시원

여행은 먹을거리다.

먹을거리가 없는 여행은 앙꼬 빠진 찐빵이다.

붕어섬이 있는 옥정호 주변엔 민물고기를 이용한 오모가리 탕집이 많다.

매기탕, 동자개라 불리는 빠가사리, 붕어 등 각종 물고기가 탕의 재료로 사용된다.

이곳에 탕집은 대부분 예전 옥정호에 낚시가 활성화 됐을 때 배를 몰던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

더 이상 옥정호에서 낚시를 할 수 없게 되자 다른 생계수단으로 식당을 선택한 것이다.

물고기를 잘 아는 사람들이 운영을 하는 식당들이니 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0여개가 되는 식당이 있지만 마음내키는 곳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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