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뒤주-조리등 이야기도 담아 눈길

▲ 송영애 교수의 '식기장 이야기'

식기장이란 말이 다소 낯설게 들리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토담길의 흙내음처럼 정겨운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송영애 전주대 연구교수가 펴낸 ‘식기장 이야기’(채륜서)는 표지에서부터 시골 할머니집의 너른 마루를 연상케 한다.

안에 담겨진 내용들은 더욱 맛깔난다.

‘가마니 왔다 간다, 가마니’는 전래동화책에서나 볼 법한 가마니의 역사와 그 안에 깃든 이야기, 소포장 시대로 접어든 현대의 쌀포장을 통해 무겁지만 마음은 든든했던 그 시절의 쌀가마니를 이야기 한다.

‘냄비 속의 선경, 신선로’는 우리 음식의 진수인 궁중음식,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신선로의 모든 것을 담았다.

갖은 식재료를 넣고 뜨겁게 끓여 먹는 일종의 전골음식으로 선조들의 세련된 음식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리도구이자 음식임을 전한다.

이 밖에도 ‘부엌살림의 실세, 쌀뒤주’, ‘복을 담아 전한다, 조리’, ‘원샷과 러브샷의 원조, 주령구’ 등 재치 넘치는 주제선정과 식기들에 대한 알찬 배경지식 등을 통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식기장이란 식기를 비롯한 갖가지 식도구를 보관하는 장으로 이 책 역시 전통 식생활과 관련 있는 도구들을 정리해 엮었다.

요즘은 식기장이란 말이 거의 쓰이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인 주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선조들의 살림 지혜가 녹아있는 식기장에 대한 재조명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사라져가는 것이 소중한 이유는 그 안에 담긴 고유의 가치 때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이 아니었더라도 누군가가 반드시 펴내야 할 책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식기장 이야기’에 보관된 그럼과 이야기가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옛것의 가치를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마중물이 되는 바람을 가져본다.

/홍민희기자 hmh@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