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자담배 흡입이 호흡기 감염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지난 9일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증기가 젊은 사용자들의 호흡기 감염 위험을 상승시키며 이 위험은 니코틴과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자는 미국 덴버 시에 위치한 호흡기질환 전문병원인 국립 주이시 헬스의 췬 우 박사팀이다.

이들은 과학연구에 기증된 8~10세 어린이들의 호흡기 조직을 검사했다.

전자담배의 영향을 보기 위해 어린이들의 조직을 선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는 채취한 호흡기 조직 세포를 무균 그릇에 담고 한 쪽에만 전자담배 증기와 세포를 접촉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전자담배 증기에 노출된 호흡기 조직 세포는 그렇지 않은 세포에 비해 감기 바이러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고 바이러스의 양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통해서도 전자담배 증기 노출 유무의 차이를 확인했다.

전자담배 증기에 노출된 쥐는 노출되지 않은 쥐에 비해 코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인 라이노바이러스(rhino virus)에 더 잘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피세포는 호흡기를 외부에서 흡입된 위험물질로부터 보호하는 1차적인 역할을 하는데 전자담배 증기는 이같은 표피세포 면역체계에 손상을 주어 쉽게 감염된다는 것이다.

이는 전자담배 증기에 니코틴이 있고 없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자담배 증기 속에는 염증과 면역체계의 반응을 촉진시키는 단백질인 인터루킨6(IL-6)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니코틴 포함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루킨6의 증가는 몸에 각종 면역 이상증, 염증성 질환, 림프계 종양이 생기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미국 전자담배제조회사협회(Vaping Association)는 이번 연구에 대해 "실험실에서 세포를 가지고 한 연구를 실제 살아있는 사람에 직접 적용할 수 없다"며 "실제 담배를 흡입했을 때와 비교하지 않은 제약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폐협회의 노먼 엘더만 의학자문관은 "실험실에서 시행한 연구결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그동안 발표된 여러 연구결과를 확인해 주는 훌륭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미국 암연구협회(The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와 미국 임상종양학회(the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등 두 기관이 함께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규제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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