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완서 작가 타계 4주기 딸 호원숙씨 기념 산문집 발간

▲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한국현대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류작가 故 박완서를 추억하는 책이 나왔다.

고인의 맏딸 호원숙씨가 ‘엄마’ 박완서를 추억의 흐름에 따라 쓴 글을 엮은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한국 문학사의 큰 획을 그은 고 박완서 작가에게 맏딸 호원숙씨의 존재는 딸 이상이었다.

더없이 살뜰한 식구이자, 다정한 친구이자, 든든한 조력자이자, 냉정한 비평가였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이 책은 박완서 작가를 사랑하는 모든이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책이다.

이번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는 박완서 작가 타계 4주기를 기념해 발간한 두 번째 산문집이다.

이 책은 총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그 전’은 박완서 타계 전 엄마와 딸의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으로 꾸려져 있다.

아주 오래 전 아이를 낳을 때 직접 산구완을 해주시던 어머니를 회고하는 것에서부터 최근 들어 함께 영화관 나들이를 나서던 날까지, 엄마의 모습을 소상히 회고한다.

어머니는 딸들에게 매사 자유를 주면서도 깊은 신뢰의 마음으로 의지하고 지켜 봐줬다.

그 기억을 담아 냈다.

2장 ‘그 후’에서는 사 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날 이후의 일들이 펼쳐진다.

따로 문학관을 만들지 말고 아치울 노란집에 맏딸이 들어와 살기를 원하셨던 고인의 유지에 따라 호원숙은 엄마의 보금자리에서 엄마를 추억하고 되새기며 진정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글을 썼다.

엄마의 손, 엄마의 발, 엄마의 말, 엄마의 뜰, 엄마의 물건 등등 엄마의 모든 것을 썼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대문호 박완서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또 많은 것을 함께 해낸 자로서의 소상한 고백이자 가장 큰 그리움이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문학관이며 산증인인 셈이다.

3장 ‘고요한 자유’에서는 호원숙 스스로의 이야기를 모았다.

수필가인 그가 평소 꾸준히 문학을 가르치면서도 본인의 글쓰기를 계속해오며,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포착하여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아침산책길이나 여행길에서도 살아생전 어머니의 언행은 늘 마음속에 함께했다.

그렇게 어머니는 삶의 곳곳마다 여전히 살아 숨쉬며 살아가는 데 귀중한 지침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박완서에 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호원숙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녀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박완서가 곧 호원숙이고, 호원숙이 곧 박완서이다.

엄마는 어디에 간 것이 아니었다.

아직도 여전히 여기에 있다.

바로, 우리 곁에 말이다.

그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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