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는 유정아(29)씨는 치질과 항문 가려움증이 재발해 업무에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해 치질 수술을 받은 사실을 동료들이 알게 될까 걱정도 크다.

치질로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는 매년 20만 명이 넘는다.

그만큼 치질은 흔한 항문질환이다.

잘못된 식습관, 서구화된 생활방식 등으로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한의학박사는 "치질을 치료하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가 몇 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연령, 성별이 다양하고 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들도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등 항문 질환을 통칭한다.

항문관 주변 조직의 탄력이 여러 원인에 의해 감소해 덩어리를 이루고, 항문에 힘을 가해 덩어리가 밖으로 밀려나오거나 통증, 출혈 등이 발생하면 치질로 판정할 수 있다.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뉘며, 내치핵은 병기에 따라 1-4기로 구분된다.

초기 치질을 방치해 심한 치핵 돌출이나 출혈, 항문 가려움증이 나타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운 1-2기인 경우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증상 정도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치질 수술을 진행하다보면 상당한 통증으로 생활의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항문협착, 손상, 증상 재발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확한 상태를 살피고 적극적인 치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치질을 항문 주변의 습열풍조(濕, 熱, 風, 操)로 인해 생기는 질환으로 본다.

잘못된 생활로 항문에 지속적인 자극과 압박을 가하다보면 주변 정맥에 울혈이 발생하고 치질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손 박사는 "항문과 주변 조직이 제 기능을 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치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농을 배출시키는 황기, 항문 부기를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는 괴각, 염증을 없애고 어혈을 푸는데 도움을 주는 대계근과 같은 약재들을 사용한 한약과 연고 처방으로 치질을 치료한다"고 말했다.

또 "기름진 음식 섭취, 과도한 음주, 항문에 자극을 가하는 행동 등을 피하고, 채소나 과일을 자주 섭취하면 치질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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