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성 대전제 진행 45세이하 전북예술인 대상 신예작가초대전-우진춤판 등 기업이윤 사회환원 신념 순수예술의 자립경제 도움
전북의 메세나를 논하다
①전북메세나 현황
②타 지역 사례는?
1)경남 메세나협회를 찾아서
2)인천문화재단의 소금꽃 프로젝트
③전북지역은?
1)전북예술가의 든든한 벗, 우진문화재단
우진문화재단은 전북 예술가들의 든든한 벗이다.
25년 동안 한결같은 길을 걸으며 예술인들의 후원자 역할을 자처했다.
전북예술회관 외 별다른 예술공간이 없던 시절, 1991년 재단은 우진문화공간을 만들며 각종 문화사업을 시작했다.
진북동 현 공간으로 확장 이전한 재단은 예술공간과 전시장, 연습실 등의 공간을 통해 역량 있는 지역 예술인들의 층을 두텁게 하고 창작의 산실이 되고 있다.
재단의 메세나활동은 로컬리티 즉 전북지역의 지역성을 대전제로 진행된다.
전북에 뿌리를 내건 예술인들이 지원대상이다.
외지에서 지원에 대한 협력이 들어오지만 과감하게 거절하고 있다.
지역성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뛰어난 재능을 소유한 젊은 도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예술적 수준을 업그레이드 해 상향평준화하는 게 목표다.
우진문화재단의 대표적 지원프로그램은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신예작가초대전’, ‘우진춤판’, ‘청년작가초대전’, ‘우리소리 우리가락’ 등이 있다.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은 판소리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정규프로그램 없던 1991년 시작됐다.
작년까지 24년 동안 해마다 120여명의 명창이 출연했다.
당시 서울엔 ‘뿌리깊은 나무’나 ‘공간 사랑’ 등 판소리감상회가 진행되던 것에서 모티브를 땄다.
국악공연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 박동진, 성찬순, 안숙선 명창이 출연해 공연을 정례화 했다.
당시 송문섭 명창은 소리고장에서 공연하는 것이 긴장도 되고 소리꾼으로 다시 만들어 준 공연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진다.
초기 명창들이 주무대였다면 현재는 전북내 중견소리꾼들의 서고 싶은 무대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젊은 국악인들의 창작무대다.
1995년 국악으로 시작해 최근엔 서양음악도 포함시켰다.
유파별 독주, 산조 등 전통공연을 비롯해 21세기 실험무대가 병행되는 이 무대는 공모에 의한 심사를 통해 공연단체가 선정된다.
전주의 주요 기악연주자들의 독주무대로 예술가들의 위상을 굳건히 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90년대 전북지역 무용무대는 우진의 독무대였을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된 이 무대는 이경호, 이화숙 등이 출연해 예술혼을 불살렀다.
중견이상 무용인들은 우진의 추억이 깃들어 있을 정도며, 공간이 없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창작무대에 우진의 도움을 잊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년작가초대전은 전북지역 청년 미술가들의 위상전 성격이다.
초대전을 비롯해 해외미술기행이나 창작지원금이 지원된다.
현재까지 55회가 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 초대전에 선정되야만 실력을 인정받을 정도다.
해외미술기행은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등을 통해 세계 걸작을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역대 초대작가들을 모아 해외연수가 진행되는데 2012년엔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인 중국 베이징을, 2014년엔 일본 나오시마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견학은 그들의 작업스케일이나 다양한 갤러리, 사업 등을 경험하며 창작활동에 큰 작용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미술컬렉터 양성프로그램 중 하나인 우진미술기행은 1998년부터 164회가 진행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일반인들이 세계적 미술작품을 접한 후 향후 미술 컬렉터로 양성시켜 전북미술 시장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우진문화재단 설립자의 김경곤 회장의 확고한 신념에서 시작됐다.
‘기업이윤은 사회에 환원돼야 한다’는 철학은 순수예술의 자립경제와 지속적 투자를 낳게 했다.
비슷한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존재감 없이 끝난 이유가 바로 오너의 신념 부족 때문이란 게 재단측 설명이다.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은 김 회장은 지난 2013년 한국메세나대상 메세나인상을 수상키도 했다.
전북에서는 김 회장이 첫 수상자로 그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우진문화재단 김선희 이사장은 “메세나 활동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기업의 범위 내에서 아끼고 절약하면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문제는 마인드 확립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며, 25년 동안 규모의 점진적 확대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