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복원아닌 역사-자존감이 깃든 예 명성 복원 완판본 고장 스토링텔링 가미… 복원방식 매듭져야

지난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전라감영 복원문제가 일단락됐다.

전주시는 지난 9월 각고 끝에 시민의 뜻에 따라 구 도청사를 철거하고 전라감영 복원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담당할 ‘전라감영재창조위원회’가 12월 구성됐고 현재 위원회별로 활동 중이다.

전주시는 이번 복원이 단순한 건축물 복원이 아니고 역사적 가치와 문화, 자존감 회복을 통해 전주의 옛 영광을 복원할 계획이다.

전라감영재창조위원회는 이를 위해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접목할 예정이다.

하지만 걸어야 할 길은 아직 많다.

박제화 된 복원이 아닌 문화적 스토리텔링이 담긴 복원을 밝혔지만 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부분복원이냐 완전복원이냐는 아직도 위원회 내부에서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구도청사 철거비용은 마련됐지만 감영복원에 필요한 예산은 아직 요원하다.

전라감영 복원을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 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감영복원의 의미 전라감영은 전주 문화의 상징이다.

과거 제주도와 전남 그리고 전북을 다스렸던 관청이 전주에 있었다.

전라감영이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호남지방을 관할하던 행정기관이다.

1921년 전북도청사가 이곳에 건립될 때까지 호남의 중심부였고, 이후 건립된 전북도청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북도청사는 이곳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역할을 했다.

구 도청사를 둘러싸고 상권이 만들어진 것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2005년 7월 전북도청사가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주변 상권을 몰락했고 도심공동화가 발생했다.

사람은 떠나고 주변은 더욱 침체됐다.

공동화의 지속이냐,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냐, 두 가지 선택이 전라감영 복원의 당위성에 더욱 힘을 줬다.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은 인근 한옥마을과 경기전, 풍남문 등 중간에 위치한 감영의 공간적 특징에서 비롯된다.

또 객사와 영화의 거리까지 연계된 독특한 특징도 감영복원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실제 한옥마을은 연간 600만명이 찾는 전국적 관광 대표명소로 떠올랐다.

비좁은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전주시는 한옥마을 외연확대에 골몰했다.

한옥마을에서 풍남문을 거쳐 객사까지 이어지는 중간에 전라감영이 있다.

감영복원이 이들 공간의 중심이고, 복원은 도시공간 차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감영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

전라감영은 전라도를 관할하는 최고 행정기관 외에도 수많은 전통문화가 생산된 곳이다.

전주의 자랑 완판본도 이곳에서 시작됐고, 전주음식, 전주풍류, 전주풍속, 전주예술 등이 총망라된 곳이다.

감영복원이 단순한 복제복원이 아닌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복원으로 가야 될 이유다.

이런 콘텐츠가 전라감영 복원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보다 앞서 복원에 나섰던 강원, 경상, 충청감영은 좋은 본보기다.

강원감영은 국내 감영 중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된 선화당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내 중심에 있어 주변 다른 시설과 연계프로그램 부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경상감영은 공원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노인들 전유공간으로 전락됐다.

대구시 차원에서 감영을 활용한 구도심재생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충청감영은 감영과 관계없는 제3의 부지에 복원해 정통성 문제가 부각됐다.

또 도심부와 떨어져 ‘복원을 위한 복원’이란 오명을 받고 있다.

완전복원이냐, 부분복원이냐도 이참에 결론을 내야 한다.

과거 전라감영복원추진위원회는 부분복원으로 일단락 지은 바 있다.

하지만 위원회에 참여했던 일부는 부분복원 후 완전복원 하는 게 맞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부분복원과 완전복원의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으로 이번에 구성된 전라감영재창조위원회가 담당해야 할 몫 중 하나다.

전주시 관계자는 “감영복원은 풍패지관, 풍남문, 경기전 등 조선시대 대표적 문화유적과 연계해 관광과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구도심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며 “단순 복원이 아닌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고 전주의 번영을 알리는 핵심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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