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신당 전북중심 떠올라, 도민 지지땐 화려하게 부활

▲ 전북 출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신당은 이미 전북을 중심으로, 야권 정치의 한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보통, 세수(歲數) 60을 넘기면 그 사람의 지나 온 족적을 들춰보는 게 기자들의 일이다.
예전에 뭐를 했고, 잘한 건 이것, 못한 건 저것 그래서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있다, 이런 식으로 풀어가야 어느 정도 면피도 하고, 글재주를 부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동영 전 통일 장관은 그런 점에선 많이 다르다.
60을 조금 넘겼지만 그는 과거보다도 미래에 더 관심이 모아지는 인물이다.
과거도 화려했지만 그 과거보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 이슈이기 때문이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 특히 그가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인물이어서 ‘Who+’에 싣기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도민들 사이에 호불호가 강하게 나눠져 있어 이 시점에 게재하는 건 적합치 않다는 것.하지만 정동영을 애써 피하거나 외면한다고 해서, 그가 ‘정치’나 ‘야권’에서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동영과 신당은 이미 전북을 중심으로, 야권 정치의 한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전북 출신의 통일부 장관, 대선 후보, 당 대표 의장, 이런 화력한 경력을 그대로 사장시킨다는 것은 전북 전력의 큰 손실이기도 하다.
정동영의 생각과 포부, 허점 등을 세밀히 파악하는 건 도민들에겐 오히려 이득이 될 것이다.
정적(政敵)들 역시 DY를 더 잘 알아야 선거전에서 한판승부를 겨룰 것 아닌가.
/편집자주

 

 

전북도민들의 애증(愛憎)을 한 몸에 받는 정동영.도민들이 지금까지 밀어줘서 대선 후보까지 올랐는데, 전북을 위해 한 게 뭐냐? DY 비판론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과연 그는 전북을 위해 한 게 별로 없을까. 만일 4.29 재보선이나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DY가 선택을 받는다면 그는 살아날 것이고, 이 같은 말들은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도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적 재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머니의 땅, 전북은 그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1. “정동영이 되면 안 돼. 김대중, 노무현 10년인데 이제는 이명박이 나서서 경제를 살려야 돼.” “정동영이 되면 경제가 왜 안 돼?” “북한에 퍼주는 것 보다는 그래도 이명박은 경제통이잖아. 경제는 살리겠지. 괜히 샐러리맨의 우상이겠어?”기자의 서울 친구들 모임에서 나온 얘기다.

2007년 대선 직전 이었으니 아마 그 해 10월, 가을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 그 친구들과 다시 만났다.

“그 때 정동영이 됐어야 했는데. 정동영은 서민당 출신이잖아. 이명박이 되고 나서 이게 뭐야? 4대강에다가 경제는 더 나빠지고.”

정동영이 되면 안 된다고 했던 그 친구들은 그 때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도 못 한다.

허탈하다.

정동영과 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은 대북 퍼주기,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경제살리기, 아마 정권 되찾기에 나선 한나라당이 그 같은 선거 컨셉을 잡은 결과일 것이다.
 

 

 

2.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 그는 지난 1월 탈당했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 11명은 즉각 공동성명을 냈다.

“전라북도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북당원들과 200만 도민들 모두 기대와 희망보다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전직 대선 후보의 탈당이 불러올, 엄청난 파장을 우려한 이유도 컸을 것이다.

반면, 전북의 몇몇 지방의원과 총선거 입지자 사이에선 이런 말도 많았다.

“새정치연합에서 정동영을 너무 못 살게 했다.

작년 7월 재보선에서 차라리 DY를 동작을 선거구에 공천했으면 얼마나 좋아. 광주에 권은희, 동작에 기형민을 공천하려다 재보선에서도 지고, 정동영도 죽고. 그 당 잘 나왔어.”부산경남-친노 중심의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정동영에 대한 동정론 그리고 안타까움으로 이어진다.

DY는 어떻게 보면 저평가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나치게 고평가 됐을 수도 있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앞으로 정동영 행보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이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정동영이 필요해, 아니면 DY는 이제 그만해야지, 이 둘 중에 하나다.

정동영 전 장관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그는 핫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슈 메이커다.

몽골기병론을 기치로 정치개혁, 국가개혁을 강력히 주창했던 그는 이제 또 한번 이슈 메이커가 됐다.

야권 분열이냐 수권 정당을 위한 창조적 파괴냐, 정동영의 승부수는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정동영과 전북] “전북도민들은 지금 전국 어느 곳보다 소외되고 낙후되고 고립되고 있다는 위기감과 시급히 뭔가 돌파구가 생겨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정 전 장관은 새누리당은 그렇다 치지만, 호남이 기반인 야당에서마저 소외되고 배제되고 있다는 데 대해 도민들의 마음이 많이 상해 있다고 말했다.
 

 

-전북이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민모임 신당이 정치판을 흔들어 대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인구가 적어도 선거에서 정치판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느냐는 그 자체가 가장 큰 정치적 힘이다.

먹고 사는 문제,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도 모두 정치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판을 흔들어야 대전환이 오고, 그런 흐름 속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불평등을 좁힐 수 있으며, 호남도 자기 몫 찾기가 가능하다.”

 

-국민모임 신당이 어느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직 창당도 안 한 국민모임 신당이 나온다는 얘기만 돌았는데도, 정치권에서 전북 도민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고 실제 대접도 달라지고 있다.

국민모임이 전북에서 105인 지지 선언 등 창당을 본격화한다고 하니까, 당장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당 대표부터 대거 내려 온 것 아닌가. 국민모임 신당이 나오기 전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사람들 아닌가. 이는 광주, 전남도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 국민모임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는 게 호남인의 이익과도 직결된다.

잠자는 야당 국회의원들을 흔들어 깨우고 지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다.”

 

 

-신당에 대한 회의론도 있는데.

“이제 막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신당이기에 잘 될까 하는 회의론이 존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바로 그 뒤에 ‘되면 참 좋지, 잘되면 좋겠다’라는 기대감이 따라붙는다.

이것이 희망의 근거다.

국민과 특히 야권 지지자들은 국민모임을 도와주려는 분위기가 강하게 있다.

”만일 정동영 전 장관이 탈당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DY가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으로 그대로 있었다면 전북 정치의 위상은 높아졌을까 그리고 더 힘이 세졌을까? 만약 DY가 탈당하지 않았다면 전북 정치권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 예측은 각기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나오는 시각은 이렇다.

당내에 남아 있었다면, 그의 목소리는 제한적이었고 “수 명의 상임고문 중 하나로 이름만 올렸을 뿐, 특별한 역할은 없었을 것”이다.

DY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이후, 또 다시 광야에 섰다.

허허벌판이다.

개인적 목적을 위해 탈당했다면 그의 목표는 달성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공동목표인 정권교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수권 정당이 목표라면 그의 승부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정동영 탈당에 대해선 정치권 입장이 엇갈린다.

현역 정치인들은 대부분 비판적이지만 비(非)현역 상당수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탈당에 대한 도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아예 관심이 없다는 사람도 있고, 잘 했다, 못 했다는 등 평가가 다양하다.

하지만 정동영 탈당과 신당 창당은, 결국 야권 연대라는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야권이 연대하지 않고서는 대선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은 서로 상처를 낼 수밖에 없는 게 정당, 정치 생리지만 결국은 한 배를 타게 된다.

그는 잦은 탈당이 대선 후보 출신으로 가벼운 처신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묻자 “4번째 탈당이라고도 말하는데, 비판을 위해 억지스럽게 짜 맞추고 부풀린 느낌이 든다.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열린우리당에서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명만 바뀐 것도 탈당이라 한다”며 “그런 것까지 하면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대부분도 탈당 경력이 2번씩 추가해야 한다”고 반문했다.

그는 탈당에 대한 변명보다는 희망에 대해 말한다.

“이번에 당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길과 새정치연합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새정치연합 모습으로는 설사 야당에게 유리한 상황이 와도 총선 승리나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 절망의 벽에 균열을 내는, 어떻게든 희망을 찾는 새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광주서을 4.29 재보선, 비(非)새정치연합 단일 후보 필요.국민모임 신당은 4.29 재보선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광주서구을이 관심사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천정배 전 장관이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떻게 평가하나?“4.29 재보선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현재의 야권이 재편되는 중대한 계기가 돼야 한다.

특히 광주에서는 1당 체제를 깨는 게 목표다.

광주 서구을 선거는 ‘그냥 이대로가 좋다’와 ‘새정치연합을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간 한판 대결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천 전 장관이 새정치연합의 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야권 교체와 호남 개혁정치의 부활을 내걸고 시민후보로 출마한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저는 광주시민이 현명하고 전략적인 판단을 하시리라 믿는다.

새정치연합에게 임기 1년 밖에 안 남은 국회의원 1석을 더 보태줘서 곪아 있는 문제점들을 덮어주고 자만하게 만드실 것인지, 아니면 비(非)새정치연합 후보에게 1석을 만들어 줘 새정치연합을 정신 차리게 하고 야권 전체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도록 이끌게 할 것인지, 저는 후자의 선택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국민모임과 천 전 장관등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모든 후보가 연대하게 되나?

“좋든 싫든 울며 겨자 먹기로 특정 정당만 찍어야 했던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 이제는 고를 수 있는 참한 선택지가 하나 생긴 것이다.

그것만 해도 호남 정치권에는 큰 활력소가 된다.

이번 광주서구을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모든 세력, 즉 국민모임과 천정배 후보를 비롯해 시민사회와 진보진영까지 한 마음이 돼 ‘비(非)새정치연합 단일후보’를 반드시 탄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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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1953. 순창
1959. 전주초, 전주북중, 전주고
1972. 서울대 국사학과
1978. 문화방송 정치부 기자, 통일부 차장
1996. 15대 국회의원, 새정치국민회의 대변인, 당무위원
1999.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특별보좌역,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 청년위원장
2000. 16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2002.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
2003. 열린우리당 창당
2004. 제31대 통일부 장관
2006. 열린우리당 의장
2007. 대통령선거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출마
2009. 18대 국회의원, 전주 덕진/무소속.
2010. 민주당 최고위원
2014.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2015. 새정치연합 탈당, (가칭)국민모임 신당 인재영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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