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향교는 역사만큼이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교로 꼽힌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촬영장소로 유명하지만 전주향교의 명물은 은행나무로 꼽힌다.

향교의 역사와 함께하는 은행나무는 5그루가 있으며, 가을이면 향교를 노랗게 물들이는 장관을 그야말로 압권이다.

하지만 사람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소나무와 잣나무다.

명륜당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는 수령이 500여년 가깝게 된 노거수로, 명륜당을 뒤덮을 마냥 휘어져 자라고 있다.

명륜당을 보호하기 위해 자란 듯 맛깔스럽게 휘어진 소나무 옆엔 잣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소나무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조상들은 소나무에 인격과 신성성을 부여했다.

영원불멸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며, 겨울에도 푸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군자의 덕으로 빗댔다.

애국가에는 민족정신을 의미하는 가사가 들어가 있다.

중국에서도 소나무는 용기, 성실, 장수 등을 상징한다.

공자는 소나무를 덕으로 비유했다.

잣나무는 소나무와 비슷한 형태지만 주로 높은 산에서 자란다.

크게 자라는 것은 50미터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나무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잣나무는 수입된 품종으로 곧게 자라고 아름다워 조경수로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열매는 먹을 수 없다.

두 나무의 특징은 일 년 내내 푸름을 간직하는 점이다.

‘추운 계절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름을 안다’는 공자의 말처럼 푸른빛은 가진 나무는 이익에 야합하지 않고 의리를 지키는 이성적 인간을 상징하고 있다.

두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송무백열(松茂栢悅) 글귀가 저절로 떠오른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이웃사촌인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이웃의 잘 됨을 보고 기쁨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다.

전주향교엔 또 다른 소나무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성전 바로 앞 각각 양쪽엔 약2m 크기의 소나무가 두 그루가 있다.

나무 앞엔 ‘삼강오륜목’이란 팻말이 있다.

팻말처럼 대성전 왼쪽 소나무는 세 가지가 한 나무를 이루고 있어 삼강을 뜻하고, 오른쪽 소나무는 다섯 갈래로 오륜을 나타내고 있다.

저절로 자란 것보단 삼강오륜을 뜻하기 위해 접목을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든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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