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뚱뚱한 아동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70~80%대로 높아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9일 건강보험공단 주최로 열린 '건강보장 정책토론회'에서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선행 연구 결과를 분석하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율은 1997년 5.8%에서 2012년 9.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만 연구가 활발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초등학생 시기 비만한 아동은 성인이 돼서도 뚱뚱할 확률이 80%에 육박했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따르면 성인비만으로의 진행률은 영유아보다는 초등학생, 또 초등학생 중에서는 학년이 높을수록 높았다.

연구 결과 1~2세 비만인 아동은 성인 비만으로 연결될 확률이 부모가 비만인 아닌 경우는 8%, 부모 중 비만이 있는 경우는 40%였다.

하지만 이러한 확률은 3~5세 24%, 62%, 6~9세 37%, 71%로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생 때는 성인이 돼서도 비만이 될 확률이 급격히 치솟았다.

10~14세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64%, 79%에 달했고 중고생인 15~17세는 65%, 7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연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서일 교수팀은 인천 강화지역의 12개 초등학교 1학년생 257명(남자 113명, 여자 144명)의 체질량지수(BMI) 변화를 1986년부터 20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분석 결과 6세 때 몸무게가 가장 가벼웠던 그룹(43명) 가운데 20년이 지나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BMI 25 이상)은 2명이었으나 몸무게가 가장 무거웠던 그룹(43명) 중에선 14명으로 7배에 달했다.

성인비만으로의 진행율은 6개월 영아 비만은 14%였지만 7세 소아 비만은 40%대로 올랐고 10~13세 비만은 70%까지 껑충 뛰었다.

어릴 때 비만인 경우 지방세포의 크기뿐만 아니라 지방세포수도 급격히 늘어나는데 지방세포수는 줄지 않아 커서도 비만이 되기 쉽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대사 증후군 등의 원인으로서 소아청소년기의 질병부담이 되며 이들 중 다수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며 "만성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죽상동맥경화 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기에의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비만 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서도 2010년부터 범정부적인 정책으로 공격적인 비만 관리 대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비만 유병률을 조정하는데 성공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소아청소년 연령에 맞는 치료 방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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