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무대 구성 등 변화 눈에 띄어

▲ 깊은 가락따라 이야기 흐름 매끈 한층 풍성해진 '춘향' 박수갈채

괄목할만한 변화다.

배우들은 신명 나게 무대를 뛰어다녔고 관객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배우들의 노랫가락은 한층 깊어졌으며 이야기가 흘러가는 맥락은 보다 뚜렷해졌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 ‘춘향’이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 11일 개막공연을 가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상설공연추진단이 마련한 2015 뮤지컬 ‘춘향’은 전북도민들 뿐만 아니라 전북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우리 지역의 색깔을 담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됐다.

2013 시연공연을 만들었던 권호성 연출가가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번 작품은 그간 지적됐던 사항들을 수정하며 새로운 모습의 작품으로 재탄생 됐다.

사랑에 빠진 춘향과 이몽룡이 헤어지는 이야기부터 본격적인 스토리는 시작됐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인 만큼 전개 과정상 불필요한 부분들은 과감히 덜어냈다.

가령 이몽룡이 그네 타는 춘향에게 반하는 장면 등 익숙한 전개과정은 생략했다.

대신 감정이 극대화되는 장면은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이어갔다.

공연의 주요 흐름을 장악하는 음악도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판소리도 아닌, 그렇다고 뮤지컬 음악도 아닌 정체불명의 노래로 극 전반이 진행되던 지난해에 비하면 보다 현대적인 뮤지컬 음악으로의 변화는 눈에 띈다.

무대구성 역시 다채로워졌다.

고정 세트에만 의존하던 것과는 달리 장면에 따른 무대 세트 구성이 이뤄졌다.

영상을 활용한 무대구성 역시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춘향과 변사또의 갈등도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내 춘향이 치른 옥고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저속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던 ‘양반송’은 오히려 규모를 크게 키워 유쾌함을 더했다.

변사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양반들과 기생들의 아부는 모든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다.

뮤지컬 공연인 만큼 배우들의 노래 뿐 아니라 북춤 등 다양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해 지루함을 덜어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개막공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배우들의 대사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오디오 문제가 눈에 띄었으며 단체 군무 장면에서도 눈에 띄는 실수들이 엿보여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첫 오프닝을 비롯해 중간 중간 등장하는 기생들의 과장된 몸짓은 지나치게 극을 가볍게 몰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공연 구성은 어색한 부분 없이 매끄럽게 이어져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매년 기획력 부족으로 지적 받았던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이 전북을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 전북도민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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