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산도서관 뒷동산 투지주 40년 열정으로 가꾼 겹벚꽃-철쭉-사과나무 등 시민들 위해 공개 결심

▲ 완산공원 겹벚꽃과 철쭉의 군락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사과나무꽃, 조팝나무꽃, 단풍나무꽃 등도 볼 수 있어 다양한 꽃들이 봄나들이를 부추긴다.

그야말로 꽃 풍년이다 그야말로 꽃 풍년이다.

꽃구경 하기가 이보다 좋은 곳이 없을 정도다.

전주완산시립도서관 뒷동산은 해마다 이맘때면 꽃들이 절경을 이룬다.

언뜻 보면 붉게 물든 것이 가을 낙엽 같지만 실제론 빨간 철쭉이 사람들을 맞는다.

빨간 철쭉 안에 앉아 있노라면 온 세상이 붉다.

이뿐이랴. 빨갛기론 나도 있다며 고개를 내민 겹벚꽃도 상춘객을 맞고 있다.

이곳은 완산공원 겹벚꽃과 철쭉의 군락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사과나무꽃, 조팝나무꽃, 단풍나무꽃 등도 볼 수 있어 다양한 꽃들이 봄나들이를 부추긴다.

오전 9시. 일요일을 감안해도 벌써부터 사람들로 붐빈다.

동산을 올라가는 길엔 차량이 뒤섞여 있고 그 틈을 비집은 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걸음을 재촉한다.

이 꽃동산은 완산칠봉 봉우리 가운데 투구봉이다.

유달리 벼락을 많이 맞아 나무가 살아 남지 못한 밋밋한 산등성이다.

그 모양이 군인들 투구처럼 보인다 해 투구봉이라 불리운다.

벼락을 자주 맞은 이유는 현재는 없어졌지만 산꼭대기에 철분이 많은 바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투구봉은 비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1957년 11월 전주지역 깡패들 47명이 이곳에서 석전(石戰)을 벌이게 되고 결국 경찰에 일망타진된 기록이 있다.

많은 사람들로 사랑 받는 꽃동산에 이런 암울한 과거가 있다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깡패들 격전지에서 꽃동산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한 사람의 열정이 숨어 있다.

인근에 거주했던 토지주 김씨는 1970년대부터 철쭉, 벚나무, 백일홍, 단풍나무 등을 40여년 동안 가꿔왔다.

세월이 흘러 철쭉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게 되고, 조경업자들로부터 매매의 유혹에 흔들리던 찰나 그는 시민들을 위한 장소로 공개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결국 2009년 전주시가 이곳을 매입하고 전망대와 정자, 파고라, 산책로 등을 만들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2010년 4월 시민들에게 개방됐고, 각종 언론에 소개되면서 시민들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명소가 됐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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