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사 이단옆차기 터키에 밀린 판세 뒤집어
송지사 이단옆차기 터키에 밀린 판세 뒤집어
  • 박정미
  • 승인 2015.05.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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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도지사 러시아첼라빈스크 집행위 총회 참석 터기 샴순 접점 이연택위원장-박민권차관 직접 나서 캐리커쳐 명함 선물 등 치밀한 물밑작업 공들여 각국 위원들 언어 레터발송-정치권 협조 신뢰쌓아
▲ 전북 무주가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를 확정 짓는 순간.

올해 초만 해도, 전북 무주가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전에서 유럽지역 표심을 잡고 있는 터키 삼순(Samsun)을 제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전북 무주가 ‘역전 드라마’에 성공한 비결은 정부와 이연택 유치위원장 등이 직접 나서 개별 집행위원국을 상대로 막판까지 설득작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10일 러시아첼라빈스크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총회에 참석한 송허진 도지사는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점과 이미 6차례나 한국에서 개최했던 점 등이 지역안배 차원에서 불리한 조건에 속했다”며 초반 분위기에서는 우리나라가 터키에 밀렸다고 밝혔다.

 

 

◇ 예상치 못했던 ‘팽팽한 접점’ 터키는 ‘태권도 메카’로 꼽히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2년 유럽태권도선수권대회를 치렀고, 올해 그랑프리 대회도 개최한다.

메틴 샤힌 터키태권도협회장이 유럽태권도연맹 회장국인 그리스와 네덜란드 등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인 점도 한국에 위기감을 줬다.

메틴 샤힌 회장은 1988 서울올림픽 당시 터키에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메달(동메달)을 안겨주기도 했던 인물이다.

애초, 단수 신청을 예상했던 전북은 이 같은 터키의 영향력으로 ‘유치 위기론’에 휩싸였다.

전북도 유치위원회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문체부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무주 개최 당위성 등을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이었던 정부도 4월부터는 새롭게 조성된 태권도 성지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스포츠의 축제를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아 국제적 유치전을 펼쳤다.

송 지사는 “다른 나라들도 정부에서 움직임이 시작되자, 이때부터 조금씩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터키가 우세했던 분위기는 4월 말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송 지사는 “막판에는 유럽지역 표심이  터키에 몰아주기로 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결정적으로 이연택 위원장과 박민권 문체부 차관이 직접 나서서 불확실한 표를 확실하게 잡았다”며 “투표 날 회의장 분위기를 보고서야 (우리가 될 거라고) 확실히 알겠더라”고 말했다.

 

 

◇당일, 선거인원 변수와 연막전술로 분위기 긴박    개최지를 결정할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회 멤버는 모두 34명. 이 중 당사국인 한국(3명)과 터키(1명) 국적의 위원 4명이 선거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통상 집행위원회가 열릴 경우 불가피한 개인 일정이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5~6명 정도가 총회에 불참하기 때문에 실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위원 수는 대략 25명. 누가 불참하느냐의 변수만으로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안개 속이었다.

한국이 이미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여섯 차례나 개최했다는 점도 좋지 않은 징조였다.

IOC는 모든 국제대회 유치 기준으로 지역 안배 원칙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40여년간 단 한 차례도 열지 못한 터키에게 개최 영광을 줘야 하지 않겠냐는 동정론도 돌았다.

WTF가 종주국인 한국의 입장을 무조건 들어줄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회의시작 전, 단복을 맞춰 입고 등장한 터키의 관계자들이 들어서면서 회의장은 더욱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움직임이 거의 감지되지 않았던 터키 유치단 7명이 밤사이에 유럽지역 집행위원들을 터키쪽으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는 설이 나돌면서 상황은 긴박하기까지 했다.

 

 

◇ ‘감동을 주되,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원칙으로 지속적 교류. - 30여명이 넘는 집행위원들의 태권도복 캐리커처 명함도 선물해 전북 무주 대회 개최지로 결정되기까지 도민의 유치열망은 물론 송하진 도지사의 열정적인 유치활동, 정부지원의지, 완벽한 실사, 유치전략 마련 등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한 종합적인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또한 전방위 스포츠 외교를 통해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집행위원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고 차별화된 유치전략을 마련한 것도 유치성공의 중요한 비결이었다.

송 지사와 이종석 대외소통국장은 러시아 출국 전부터 물밑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세계각국 위원들에게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해 레터를 발송하고, 사전에 유치위원들을 중심으로 집행위원국을 방문해 유치활동도 펼쳤다.

태권도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전국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태권도인들과 신뢰를 단단히 쌓았고, 문재인․김태환․문대성 의원에겐 정치권 차원의 협조를 강력히 당부했다.

서울 일정이 생기면 일부로라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태권도협회에 들러 의견을 조율했고, 도청 유치팀에게는 직접 수시로 전화를 걸어 현황을 확인했다.

러시아 첼라빈스크에 입성해서는 새벽 4시에 호텔로 들어가 2시간 쪽잠을 청한 뒤 곧바로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아침식사 시간에 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호텔 로비와 식당에서 대기해 있었다.

자투리 시간에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장을 방문해 각국 선수단과 직접 만나 세계 최초 태권도 전용 경기장인 태권도원을 알리고 전북의 유치 열기를 전했다.

송 지사가 직접 챙겨간 ‘태권도 명함’은 삭막한 유치전에 윤활유가 됐다.

송지사의 명함에는 태권도복을 입고 이단 옆차기를 하는 송지사의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다.

더 나아가 30여명이 넘는 집행위원들의 태권도복 캐리커처 명함도 선물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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