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수 시인 첫 시집 '진뫼로 간다' 고향마을-부모님과의 추억 등 시로 탄생

김도수 시인이 첫 시집 ‘진뫼로 간다’(푸른사상)을 펴냈다.

그의 고향인 임실 진뫼마을에서의 추억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시집에선 시대와 공유한 시인의 정신이 담겨있다.

시인의 시편을 읽기 위해선 먼저 사투리와 만나야 한다.

그의 많은 시편들이 고향 진뫼 언어와 함께 직조돼 있기 때문이다.

이젠 시골에서도 표준어가 일상화 되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시인은 과거의 시간대를 시편에 붙잡아뒀다.

오래 전 작고하신 어머니, 아버지와 공유하던 언어가 시로 태어난 것이다.

임실 진뫼의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의 독자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지 모르겠으나 시인은 고향의 언어를 통해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의 정서를 표출한다.

전라도 사투리 특유의 뭉글거리는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시인의 유년과 맞닿는 듯한 착각이 든다.

총 4부 52편의 시가 담긴 이번 시집은 시인의 인생 이야기 그 자체다.

이야기가 담긴 한 편 한 편의 시들을 읽다 보면 짧은 단막극 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미지나 상징, 은유 등과 같은 시적 장치에 의해 의미를 구축하거나 감흥을 자아내기 위한 장치들이 아닌 시인아 품고 있는 시적 감동과 진정성에 의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다.

시 속에 담긴 일화는 그가 허구적인 상상력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겪은 과거의 체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인은 이런 체험을 한 토막씩 압축해 시에 형상화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꾸밈없고 진솔하며 일부러 복잡하게 얽어놓지 않고 단편 단편을 단순하게 펼치지만 시가 가진 깊은 맛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시의 제목이기도 한 ‘진뫼’는 시인의 고향이자 아버지이며 어머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확장이다.

단순히 태어나고 자란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다.

시집 속 진뫼의 산천과 자연, 그리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삶과 생명 활동은 시인에게 사랑으로 내면화되고 육화된다.

공선옥 소설가는 추천서를 통해 “시인의 글편들은 사무친다.

그리움에 사무치고 아름다운 것에 사무치며 선하고 약한 것들에 대한 존재에 대해 사랑으로 사무친다.

가난하지 않으면 결코 가질 수 없는 인생의 비밀과 진실을 품고 있는 글편은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다”는 말을 남겼다.

시인은 “촌스럽다고 폄하되기 일쑤인 시골말 속에 담긴 삶의 생생함과 진정성을 담고 싶었다”며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고향의 강과 산, 고향 사람들의 삶에 빚긴 결과인 만큼 고마움에 사무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인은 1959년 임실 진뫼마을에서 출생했다.

2006년 ‘사람의 깊이’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산문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가 있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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