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동물이지만 도심서 찾기 힘들어 한옥마을 한식당에 3년째 둥지 3개 틀어 지나가는 관광객도 호기심에 걸음 멈춰

▲ 한옥마을 향교로에 위치한 식당 지붕 밑에는 3년째 제비가 둥지를 틀며 살고 있다.
▲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지 가깝게 다가가도 두려운 기색 없이 목을 바짝 세우고 있다.

흥부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제비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어린 시절, 제비는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제비가 날기 시작하면 박씨 하나 달라며 쫓던 기억이 있다.

또 강남에 돌아갈 무렵이면 전선줄에 떼를 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였지만 이제는 도심에서 거의 볼 수 없다.

제비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보통 제비는 음력 9월9일 강남에 갔다가 이듬해 음력 3월3일에 돌아온다.

귀소성이 강해 약 5%는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 하순 알을 낳아 부화한 지 25일 정도면 둥지를 떠난다.

제비가 친숙한 이유는 고대소설 흥부전에서 연유된다.

흥부전에 나온 제비는 은혜를 갚고 구원을 베푸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제비가 집에 둥지를 틀면 길조라 여겼고, 새끼를 많이 낳으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또 감각과 신경이 예민해 총명한 동물 및 길조로 여겨왔다.

이런 제비가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향교로에 위치한 식당 지붕 밑엔 제비둥지가 3개 있다.

가운데 둥지는 작년에 만든 것이며, 좌우 둥지는 올해 새로 만들어졌다.

가운데 둥지는 비어 있으며, 좌측은 7마리, 우측은 5마리가 살고 있다.

식당 주인에 의하면 올해로 3년째란다.

제비로 인해 손님들이 가득 차길 바라는 바람도 숨기지 않는다.

‘제비가 사는 집’이란 작은 현수막도 등장했다.

워낙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지 가깝게 다가가도 두려운 기색이 없다.

오히려 목을 바짝 세우고 볼 테면 보란식이다.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호기심에 발걸음을 멈춘다.

도심 한 가운데 흔치 않은 제비 등장에 모두 반가운 기색이다.

우리 고전인 흥부전에서는 제비가 길조로 표현되는 반면 서양 고전은 약간 다르다.

서양음악 작곡가 푸치니는 오페라 ‘제비’를 통해 이중적 성격을 나타낸다.

봄에 찾아온 제비처럼 즐겁고 밝은 면을 보여주는 반면 철새인 점을 감안해 결국은 떠나게 되는 어두운 면을 상징한다.

비단 제비뿐 아니겠지만 동일대상을 놓고 다르게 해석하는 점이 이채롭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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