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대량 서식지 역사적 전통 있는곳 과거 담양 버금갈 규모 2005년 냉해 입어 익산시-주민들 나서 숲 복구작업 시작 인공적 느낌없고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

▲ 빽빽하게 우거진 대나무숲은 따뜻함과 맑은 느낌을 전해주며 예전 선비들의 고고한 정신도 느낄수 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대나무를 좋아했다.

맑고 절개가 굳으며 군자의 품성을 지녔다는 게 그 이유다.

또 죽공예 등 실생활에서도 필요한 게 대나무였다.

대나무는 전남이 유명하지만 전북에도 대량 서식지가 있다.

익산 금마면의 구룡마을이다.

찾는 길은 그리 쉽지 않다.

마을에 들어섰지만 첫 만남은 옛 돌담길이다.

이 돌담길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 담까지 다양한 형태의 담을 볼 수 있다.

옛 풍경을 느끼며 돌담길을 걷다보면 비밀의 정원처럼 숨겨진 대나무숲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과거 전남 담양에 버금갈 정도의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냉해를 입은 이후 대부분 나무들이 고사해 잊혀져 간 숲으로 전락했다.

마을주민들과 익산시가 나서 대나무숲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전체 면적 5만㎡를 자랑하는 이곳은 한강 이남 최대 대나무 군락지다.

담양의 대나무처럼 두껍고 튼실하지는 않지만 과거 이곳의 대나무로 만든 죽제품은 타지방까지 제공됐던 역사적 전통이 있는 곳이다.

인근 강경 5일장을 비롯해 충청도, 경기도 지방까지 죽제품을 제공했고, ‘생금밭’이라 불리면서 익산지역 경제의 중요한 소득자원이기도 했다.

또 담양 죽녹원처럼 인공적 느낌이 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어 더욱 정감이 간다.

이곳의 주요 수종은 왕대이며, 일부 구간은 오죽 또는 분죽이라 부르는 솜대가 자라고 있다.

왕대의 경우 북방한계선에 위치해 생태적인 가치가 매우 높으며, 다른 지역의 숲과 달리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해 있어 경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인기드라마 추노와 영화 최종병기 활이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사람들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빽빽하게 우거진 대나무숲은 찾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정돈되지 않은 듯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지만 오히려 이곳의 매력이다.

대나무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에 따라 걷다 보면 따뜻함과 맑은 느낌, 예전 선비들의 고고한 정신까지도 엿볼 수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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