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연지 연꽃 이야기
고하 최승범
1.
덕진 연못은 전주
시민 만의 것 아니야
여름 꽃철이면
멀리서 가까이서
몰려든
구름같은 유람객들로
큰물결을
짓기 마련
2.
대학 다닐 때엔
호반 산책 즐겼었지
어느날이었던가
친구들과 농담하여
연못의
용적량 들어 내 주량을
셈친 바도
있었지
3.
가람 스승(이병기:1891~1968)께선
백련을 사랑하셔
양사재 계실 때에도
‘노깡’ 묻어 가꾸시며
꽃송이
벙근 아침이면
잔을 들어
반기셨어
4.
주무숙(周茂叔:1017~1073) 애련설을
내딴으로 애송하며
연꽃의 덕목들을
가닥 챙겨 보면서도
내 성깔
미치지 못함을
연 앞에서
부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