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정취담은 상징적 공간 드넓은 호수와 연화교 사이 청초함 자랑하며 연꽃 만개 공모전-축제등 연꽃잔치 풍성

▲ 전주시내에 위치한 덕진공원의 연화교는 6월이면 연꽃을 보기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치고 나면 몸과 마음을 지치기 마련이다.

시원스런 풍경을 보며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어도 여의치 않다.

거리도 멀고 집을 나갈 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적당한 곳이 바로 덕진공원이다.

전주시내에 위치한 덕진공원은 시민의 공원이라 불릴 만큼 전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자신만의 사연 하나 정도는 간직할 추억의 장소인 덕진공원은 드넓은 호수와 가로지르는 연화교가 사람의 발길을 잡는다.

당초 덕진공원은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전주에 도읍지를 둔 견훤이 풍수지리에 따라 조성됐다고 전해진다.

땅을 파고 물을 끌어 들여 연못을 만들었다고 하나 지금 현재 모습은 고려시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연못 중심을 가로지는 현수교인 연화교에 서서 넓게 펼쳐진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저절로 찾아 든 상쾌한 기분은 하루 일과를 다시 시작하는 청량제다.

어디 이것뿐인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보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덕진연못 위에 핀 연꽃들이다.

호수 절반을 채우고 있는 홍련은 붉디 못해 빨갛고 꽃밑을 바치고 있는 푸른 연잎은 뜨거운 햇빛을 가리는 가림막이다.

절정에 다다르는 6월이면 연꽃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이며, 이슬 맺힌 청초함을 느끼기 위한 새벽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많은 사진 애호가들도 이곳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연꽃사진 공모전, 연꽃축제 등 이른바 연꽃 잔치가 열리는 시기다.

맑은 색과 청초함을 자랑하지만 연꽃은 진흙이나 뻘 등에서 자란다.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고통과 좌절 끝에 가져온 성공을 비유할 때 흔히 인용되고 있다.

단오날에는 부녀자들이 머리를 감고 한 해 건강을 기원하는 의식을 비롯해 공원 안에는 ‘어린이 헌장’, ‘신석정 시비’, ‘전봉준 장군상’ 등이 조성돼 있어 전주의 역사와 정취를 물씬 풍기는 상징적 공간이다.

많은 관심을 받던 현수교가 노화돼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해져 있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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