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선 前 도 자치안전국장 자서전 '육십이 한나절'··· 에피소드 100여개 구성 소탈한 일상-공직사회 내밀한 모습 그려

지난 6월 전북도청 자치안전국장을 끝으로 3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이기선(61)씨가 자서전을 펴냈다.

자신의 유년시절과 공직시절의 에피소드, 가족애, 공직관을 담은 ‘육십이 한나절’(도서출판 휴먼21)이 그 책이다.

‘육십이 한나절’은 이기선 전 국장이 살아온 60년 동안의 개인적인 사건과 성장과정, 공직사회에서 겪은 일화들을 유쾌하게 엮은 에피소드 100여 개로 구성했다.

유년시절의 기억을 담은 이야기부터 언론을 통해 소개된 기고문까지 총 14편으로 나누어 소개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려운 형편에 진학을 포기한 채 양복점 점원과 시계, 라디오 수리공을 거쳐 뒤늦게 고등학교에 입학한 사연을 비롯해 건강 때문에 군대를 두 번씩이나 입대한 사연들은 5060세대의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공직생활 과정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통해선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공직사회의 내밀한 모습을 그려냈다.

결혼 이후엔 현재까지 집을 늘려가는 과정을 소탈하게 써 내려가 이 시대 아버지들이 공통적으로 겪었음직한 내용들을 담아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반전을 담은 편에서는 곤경과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이고 유리한 상황이 된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비밀편을 통해서는 쉽게 남들에게 꺼내 놓지 못했던 자신의 약점과 단점을 드러내며 평생의 마음 속 짐을 풀어놨다.

시골의 고등학교 농업과 졸업생 출신으로 시작한 사회생활부터 ‘색맹’ 때문에 이공계열 취업을 할 수 없다는 낙인이 찍혔던 마음고생도 담담히 풀어냈다.

대학 졸업장을 가진, 고시 출신이 즐비한 간부회의에서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겪었던 곤란한 상황도 유쾌한 대처로 극복했던 점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준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갑’과 ‘을’에 대한 공직자의 시각도 놓치지 않았다.

일부 언론과 도를 넘은 지방의원들의 행태, 상식을 벗어난 상급기관, 민원을 가장한 고질 민원인 등을 공무원에 대한 ‘갑’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직 내부의 자정을 먼저 살필 만큼 타고난 공무원임을 나타냈다.

책 표지의 제목 글씨는 공직생활의 직속상관이었던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직접 썼으며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려진 삽화는 정윤성 화백이 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기선 전 국장은 “남들보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이력이지만 성실함과 뚝심으로 지나온 나의 삶이 이제 막 새로운 출발점에 선 공직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본받을만한 점은 이어주고 버려야 할 구태로 여겨지는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 공직사회가 더 투명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1일 오후 4시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북 콘서트도 개최될 예정이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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