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당' 김현주 대표를 만나다

▲ 김현주대표는 정리해고를 하지 않은 기업인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대화로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 이성당 앞이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해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이성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전국적으로 많은 빵집들이 생겨났지만 이곳처럼 길게 줄을 서서 빵을 사는 풍경은 여느 곳에서나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아직도 이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단팥빵과 야채빵을 사기 위해서는 길게 줄을 서서 수십분을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이성당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동안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현재 이성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주 대표의 남다른 경영철학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군산시 중앙로에 위치한 옛 군산시청 인근을 찾아가보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영문을 모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해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뜨거운 여름의 태양아래서도 줄을 이탈하지 않고 한 가게를 들어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이성당의 단팥빵과 야채빵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진풍경이다.

1945년에 문을 연 뒤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켜온 이성당.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이성당의 뿌리는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0년대 초 군산의 번화가였던 명치정(현 중앙로)에 일본인들이 좋아했던 찹쌀과자와 서양식 빵과 과자를 파는 ‘이즈모야’다.

1906년 군산으로 이주해 온 일본인 히로세 야스타로가 만든 이즈모야는 1930년대 이후에는 군산 인근 지역에서 가장 큰 제과점으로 명성을 얻었다.

당시 군산에는 이즈모야 뿐만 아니라 개성당(開城堂)과 조화당(調和堂) 등 여러 과자점이 있었으며 군산과자상조합을 만들어 친목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을 벌였다고 한다.

이후 1945년 해방직후 이석호씨가 가게를 인수해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뜻의 이성당(李姓堂)으로 이름을 지었다.

이성당은 관광객이 많은 주말에는 단팥(앙금)빵의 겨우 하루에 1만5,000개에서 2만개 정도가 팔리고 야채빵은 1만개에서 1만1,000개 정도 팔린다.

이곳은 아침 8시에 문을 연다.

예전의 경우 7시 30분에 문을 열었지만 아침 장사를 준비하는 직원들을 위해서 문 여는 시간을 30분 늦췄다.

이성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주 대표는 최근 아름다운 납세자상을 수상했다.

또한 정리해고를 하지 않은 기업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현주 대표는 “여러 공정이 기계화되다 보니 현재 군산 본점에만 관리자를 포함해 80명의 직원들이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젊은 직원들 뽑기가 매우 어려워 해고는 상상도 하기 힘들고 관리자의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대화로 문제 해결을 해 나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시어머니(고 오남례 여사)로부터 가업을 이어 받아 운영하는 김 대표의 삶은 초창기에 그리 평탄치 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40명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들었다.

그렇다고 월급을 거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성당 추천 메뉴에 대해 그는 “단팥빵과 야채빵 뿐만 아니라 다른 추천할 메뉴로는 파이꽈배기와 고로케 그리고 쉐이크를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앙금빵 및 야채빵과 더불어 마니아층이 형성된 고로케는 기름에 살짝 튀겨 겉은 바삭하고 속은 느끼하지 않아 담백하며 또 파이꽈배기라고 불리는 쌀로 만든 꽈배기도 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성당 군산 본점의 연간 매출은 130억원 정도다.

이성당은 군산 본점뿐만 아니라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지하 이성당과 잠실 롯데월드몰 이성당 과자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딸이 운영하는 서울 햇살마루 쌀빵집과 오는 8월 15일 오픈 예정인 이성당 천안점까지 5개를 직영하고 있다.

김현주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창업자와 여성창업자를 비롯한 예비창업자들은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마라. 항상 몸을 움직이고 발로 뛰어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해라. 그리고 준비기간을 갖고 오랫동안 연구하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군산시민들에게,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에 보답하고자 재즈페스티벌, 작은 음악회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준비해 받은 사랑만큼 돌려주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포부도 밝혔다.

70년의 세월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성당. 앞으로 또 70년의 세월을 향해 우리나라의 미식문화를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군산=김정훈기자

 

 

100년 역사의 시작 이성당

'맛 좋고 몸에 좋은 건강한 빵을' 100년 뜻 이어

   

대한민국1호 빵집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이성당. 이곳 이성당이란 상호는 초대 사업주인 이석호씨가 지었다.

자신이 ‘이씨’였기 때문에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뜻의 이성당(李姓堂)으로 이름을 지은 것이다.

이석호씨는 3대 사업주인 오남례씨 남편의 이종사촌이다.

그는 남원 출신으로 일본 훗카이도로 이주해 해방전까지 살다가 해방이 된 후 군산에 정착했다.

이어 이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제과점을 냈고, 장소는 현재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어 이씨는 제과점을 크게 확장하고자 지난 1948년 6월 적산가옥으로 등록된 이즈모야를 사들였다.

그 후 다른 사업을 하기위해 서울로 올라가게 됐고 이종사촌 간인 오남례씨의 남편(2대 사업주)에게 이성당을 넘겼다.

오남례씨가 시집올 때 이미 이성당은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운영을 하고 있었으며 세월이 흘러 집안 어른들과 남편이 세상을 뜨자 오남례씨가 운영을 맡았다.

이어 오랜 세월이 지나고 오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시집온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성당 뒤편에서 시어머니를 보필해 온 큰 며느리 김현주씨가 4대 사업주가 됐다.

김씨는 초기에 작지 않은 사업채를 안게 돼 어깨가 무거웠다.

그동안에는 시어머니 아래에서 나날이 발전해 왔지만 이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빵을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재료를 써서 건강식이 될 수 있도록 연구도 거듭했다.

군산이라는 도시에서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김씨의 피나는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그것이었다.

한편 군산의 이즈모야는 1910년 초반에 문을 열어 1945년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명치정1가(현 중앙로1가)에 있었다.

이곳은 현재 이성당이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한 장소에서 제빵의 역사가 백년이나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도 아닌 군산의 제과점이 한 장소에서 백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것은 빵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이다.



/군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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