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의 시대의 제왕인 공룡이 멸종한 데 대해서는 수많은 학설이 있습니다.

운석충돌설, 화산폭발설, 포유류의 알 약탈설, 동족상잔설 등등. 그러나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건 없고 막연히 그럴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죠.이제 와서 새삼 공룡이 왜 멸종했는지 논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주의 질서에 따라 공룡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사실이죠.우주의 질서, 즉 오행의 법칙에 따르면 토를 극하는 것은 목입니다.

나무뿌리가 흙을 파헤치듯이 말이죠. 그러니 토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목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해야겠죠.목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됩니다.

기존의 역사 구분법으로 보면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를 포함하는 시기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목은 나무가 자라듯 마구 뻗어나가며 발현(發現)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대를 주도하는 기운이 이런 즉 사람들은 품고 있던 생각을 비로소 드러내고, 이들이 모이고 정리되어 비로소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황하, 인더스 등 인류 4대문명이 시작된 것 역시 바로 이 시기이며, 성현(聖賢)으로 일컬어지는 삼황(三皇)-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 염제신농씨(炎帝神農氏), 황제헌원씨(黃帝軒轅氏)-과 오제(五帝)-소호금천씨(少昊金天氏), 전욱고양(顓頊高陽), 제곡고신(帝梏高辛: 요 임금), 제순유우(帝舜有虞: 순 임금)-의 성현(聖賢)이 나타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이처럼 목의 시대에 문화가 형성되고 사상이 확립된 것은 결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만물의 싹을 틔우고 무한히 뻗어나가려는 목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금의 시대  

나무가 도끼에 의해 잘리듯, 목의 시대는 금속의 출현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철기를 사용하는 민족들이 기존 문명을 접수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것입니다.

금은 모든 것을 베는 숙살지기(肅殺之氣)이면서, 수확의 계절 가을처럼 저장을 위해 수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이 시대에 인류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을 정립하고 찬란한 문화를 이룬 것입니다.

철기 문명이 시작된 이래, 문화의 꽃은 르네상스 시대에 피우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모든 것을 갈무리하는 금의 성질처럼 금의 시대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나아가 남과 담을 쌓기도 했죠. 또한 이가 지나쳐 자기와 다른 남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요.       화의 시대   세월이 흘러 금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화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단단한 쇠가 뜨거운 불에 녹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화의 시대라면 언제를 뜻하는 것일까요?

인류가 최초로 불을 사용한 시기를 가리키는 걸까요? 

물론 석기시대에도 인류는 불을 사용했지만, 그것은 추위를 막고 어둠을 밝히는 소극적 사용에 불과했지요. 인류가 진정한 불을 사용하게 된 것은, 불의 힘을 이용하여 급속한 발전을 이룬 산업혁명(産業革命) 때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은 석탄을 바탕으로 얻은 힘을 이용한 증기기관의 발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뒤로 방적기, 기선, 기차 등이 만들어졌고 문명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을 이끈 원동력인 석탄은 바로 불의 힘이고, 석유와 가스 역시 마찬가지이며, 궁극은 원자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이처럼 산업혁명 이후 현대에 이르는 화의 시대의 핵심은 불입니다.

집안을 따뜻하게 해주고 자동차를 움직이는 연료, 불을 밝히는 전기, 나아가 우리가 입는 옷을 비롯한 많은 생필품이 석탄과 석유의 소산물이니 결국 불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그렇다면 화의 시대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불은 위로 치솟으며 자꾸 확산되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성적인 여성보다는 외향적인 남성이 득세를 하고, 각종 사상이 난립하며, 학문은 보다 세분화됩니다.

민주주의, 공산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등 인류가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로 인해 대립한 것도, 물리학이 기학, 광학, 원자물리학, 화학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 핵물리학, 입자물리학 등으로 세분화된 것도 바로 이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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