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 '형제의 난' 일파만파 논란 지역 '눈살' 현지법인화 여론 급부상 도내 롯데계열사 연매출 2천억원 본사 다 챙겨 현지법인화로 지방세-세수확대 수익 환원해야 지역상품 납품 등 지역 자금 역외유출 막아야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싸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대형유통업체의 현지법인화에 대한 여론이 또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도민들의 주머니에서 올리는 몇 천억 원대의 매출이 모두 수도권으로 유출됨에 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큼에도 지역사회 기여도는 ‘쥐꼬리’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대적으로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강조됨은 물론 지역과의 상생이 여전히 화두인 만큼 이에 대한 여론은 지속될 전망이다.

6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자리한 대형유통업체는 롯데백화점 전주점을 필두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15개소 등 총 16개소다.

기업형 슈퍼마켓(SSM·32개소)까지 포함하면 48개소다.

지역별 보면 전주 27개소, 군산 4개소, 익산 9개소, 남원 3개소, 김제 2개소, 정읍·완주·진안 1개소 등이다.

대형유통업체 가운데 도내에 가장 많이 진출한 곳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로 총 17개소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현지법인화가 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1995년 신세계백화점이 광주에 진출하면서 현지법인화를 한 뒤 도내에서도 1998년 문을 연 이마트 전주점을 현지법인화해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까지 무시돼 왔다.

그동안 대형마트에서는 현지법인화할 경우 본사와의 거래가 법인과 법인의 거래가 되기 때문에 부가세가 발생, 이는 곧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지역 여론에 고개를 돌렸다.

업태 특성상 이보다 독립성 유지가 가능해 현지법인화 추진이 상대적으로 쉬운 백화점 역시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로 이를 고려하기는커녕 무시해 왔다.

이로 인해 연평균 2천억원 이상 실적을 올리고 있는 롯데백화점 전주점을 비롯해 도내 47개소 대형마트 및 SSM은 지역에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액을 고스란히 본사로 넘기고 있는 것. 더욱이 해마다 도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도 지역발전에는 외면, 나눔경영에 인색한 만큼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늘 곱지가 않다.

여기에 최근 롯데그룹 사태로 인해 자금유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면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도 광주신세계백화점처럼 현지법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지법인화를 할 경우 지방세 등 세수 확대, 고용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진다.

어느 정도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는 것으로 특히, 지역 상생에 대한 방안 마련 역시 지금보다는 쉬워진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지역상품 납품 확대 요청에 대해 본사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발뺌해 왔지만 현지법인화 시 적어도 이 같은 핑계는 댈 수 없게 된다.

지역상품이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더 많이 팔려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광주신세계백화점처럼 신세계 미술전 개최, 장학사업, 문화예술지원 등 지역 밀착형 경영이 가능, 지역 경제 및 문화 활성화 등 지역 발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도내 소상공인·소비자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롯데사태로 인해 도민들도 자금 역외유출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됐다.

이로 인해 롯데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의 현지법인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지역에 진출하면 당연히 그 지역에 법인을 둬야 한다.

현지법인화는 주주 자본주의가 아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기업에서도 이런 지역의 여론을 무시할 게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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