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소상공업체 폐업-실직 인력 고용도 협력업체 통해 지역상품 판매 없는 곳도 있어

롯데그룹 사태가 확산되면서 대형유통업체 진출에 따른 지역상권 잠식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삼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기업의 도덕성과 자금 유출이 도마 위에 오른 데다 최근 롯데쇼핑이 군산에 아울렛과 대형마트(롯데마트), 시네마 멀티플렉스가 복합 구성된 쇼핑몰을 건립기로 함에 따라 대형유통업체에 따른 지역경제 악화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6일 전북전주슈퍼마켓협동조합 등 소상공인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대형유통업체가 진출함에 따라 인근의 영세한 소상공업체의 폐업은 물론 수천 명의 실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통 관련 경제학자들은 대형마트 개점에 따른 고용 창출은 1.8배에 해당하는 중소상공인의 실업을 기반으로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우석대학교 유통통상학부 유대근 교수는 “대형마트의 물량과 가격 공세에 당해낼 소상공인이 어디에 있겠느냐. 대형마트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주장하는데 이건 우리 지역상인들의 밥그릇을 빼앗아 마련하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고용되는 인력 역시 직접 고용이 아닌 협력업체를 통해서 하는 만큼 일자리의 질 역시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 교수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전주지역에 진출해 있는 대형마트, SSM의 지역사회 환원 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0.02~0.03%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전주점이 0.2%로 가장 높았지만 이 역시 1% 미만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환원 비율이 형편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상품 판매율은 평균 15~20%로, 이 역시 오랜 기간 대형유통업체들과 싸워서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유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전주지역 외에 있는 일부 대형업체 가운데 지역상품을 단 한 품목도 받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 지역 상생은커녕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더욱이 상품 특성상 돼지고기, 소고기 등 육가공품의 경우 신선도가 생명인 만큼 그동안 약 80%를 지역 업체를 통해 공급받았지만, 최근 들어 대형유통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육가공브랜드를 만듦에 따라 거래량이 절반 이상으로 대폭 줄었다.

이로 인해 동우 등 도내 육가공업체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처럼 대형유통업체의 지역 상권 잠식에 따른 지역 경제 악순환은 여전한 데다 지역사회 기여도 역시 형편없는 만큼 이들의 이기적인 행태에 대한 도민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롯데그룹의 도덕성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추락, 상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는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기업인들의 마인드 변화다.

지역민의 대상으로 돈을 벌면서 지역 발전에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시대적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만큼 이들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북전주슈퍼마켓협동조합 최진원 이사장도 “지역상권을 초토화 시키면서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는 없다”며 “이는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다.

롯데 사태를 계기로 도내 유통업체들도 사회적 책임, 지역 환원에 대해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