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 견훤 국운 기원위해 절 세워 화재-동란 명백유지 2009년 재건 혁신도시와 함께 전주의 중심 지켜

▲ 서고사는 화재와 동란 등으로 인해 명맥만 유지됐다가 1996년 전통사찰로 지정받고 국고의 지원과 신도들의 도움으로 2009년 지금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황방산을 오르면 혁신도시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한 때 외곽지역으로 발길이 뜸했던 곳이 곧 전주의 중심지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차온다.

황방산 한 자락 외길을 접어들면 서고사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외진 길, 외진 곳답게 좁디 좁은 길은 이방인의 방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자동차로 조심조심, 얼마나 올랐을까. 자동차 겨우 세 네 대 세울 수 있는 주차장에 다다르면 서고사가 눈에 들어온다.

금산사 말사인 서고사는 후백제 견훤이 완산주에 도읍을 정한 후 국운의 회복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동서남북에 각각 동고진, 서고진, 남고진, 북고진을 두고 각 진마다 사찰을 지어 외침을 막고자 했다.

908년 창건된 서고사는 고려 공민왕 때 혜공대사가 중창했고, 조선 인조 29년 지엄대사가 중건해 그 명성을 이어왔다.

하지만 화재와 동란 등으로 인해 명맥만 유지됐다가 1996년 전통사찰로 지정을 받고 국고의 지원과 신도들의 도움으로 2009년 지금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서고사에 들어서면 최근 완성된 것으로 보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단청도 올라가지 않은 나무결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정 중앙엔 극락보전이 있다.

찾아간 날엔 발 디딜 틈이 없이 모인 신도들의 불경 소리에 비로소 이곳이 절임을 알게 된다.

적막한 산 속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불경소리의 조화는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외에도 서고사는 요사채와 나한전 등이 있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찰이다.

시야를 돌리니 한창 개발 중인 혁신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전주의 외곽에서 전주를 지키는 역할을 했던 서고사가 이제는 전주의 중심에 들어오게 됐으니 서고사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아마도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금의 서고사 전망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예상된다.

최근 서고사는 도난 불교문화재로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다.

경찰이 도난문화재 매매 알선업자를 잡고 보니 서고사 나한상을 비롯해 조선시대 불교문화재 48점을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고사의 경우 1690년 제작된 나한상과 복장유물 등 가장 많은 20점의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돼 이보다 불행 중 다행스런 일이 없다 하겠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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