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미 사진작가 개인전 개최 5일~내달 4일, 서학동사진관

대한민국 대표 근대소설을 모티브로 한 이색 사진전이 진행된다.

‘It Will Be a Better Day_근대소설’란 주제로 진행되는 윤정미의 개인전은 우리 근현대소설(1920-1970)을 대표할 만한 이상의 ‘날개’, 현진건의 ‘백치 아다다’. 이범선의 ‘오발탄’, 김동인의 ‘배따라기’,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등 16편의 소설을 주제로 한다.

소설의 재현은 허구의 재현이다.

사실을 재현하는 게 기본전제인 사진이 허구를 재현하는 게 이색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이 허구임에도 감동을 주는 것처럼, 작가의 작품에선 허구란 낌새를 찾기 힘들다.

완벽한 의미와 재미를 주는 요소를 소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 재현이란 사진의 속성과 허구 재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걱정 반, 흥미 반 생각을 가지게 한다.

너무 과장되거나 부분적 집착으로 자칫 신파조 이미지가 될 것이란 선입견도 든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우려를 영리하게 넘어설 뿐 아니라 ‘근대소설’을 전략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B사감과 러브레터’에서는 그 상투적인 B사감의 옷차림을 둘러싼 배경이 현재도 볼 수 있는 평범한 교무실이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장을 파하고 돌아가는 길에 동이가 물에 빠진 허생원을 업고 가는 메밀밭은 강원도 봉평의 달밤이 아니라 서울 강남의 아파트들을 배경으로 하는 막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식민지하의 극심한 가난과 사회적 혼돈 속에서 젊은 부부가 죽게 되는데 그 부부의 온기로 살아남은 아이는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로 묘사되고 있다.

이렇듯 작가는 처음부터 관객을 허구라는 가상공간으로 유도 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을 소설이 제시한 설정에만 국한시키지 않겠다는 중의적인 계산이 포함된 것이다.

또 허구의 재현과 실존의 관계를 넘나들며 소설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진실과 사진가가 제시하고자 하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판단의 여지를 맡기고 있다.

근대소설로서의 멈출 수 있는 이야기를 과감히 도려내서 현대의 무대에 올림으로서 오늘도 고민해야 하는 삶의 문제를 제시하는 것도 잃지 않고 있다.

전시는 전주시 서서학동 서학동사진관에서 5일부터 10월4일까지 진행되며, 전시오픈 및 작가와의 대화는 5일 오후4시 가질 예정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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