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

청년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취업시장으로 나오려는 젊은이들은 80%가 대졸의 고학력자이지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서로간 눈높이가 맞지 않는 것은 물론 각자의 사정이 편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 경제 상황은 더 좋지 않아지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바싹 얼어버린 경제는 어떤 이슈로 풀어야할지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지원하지만 현실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이 당면하는 모습은 참담하다.

수백 장의 이력서를 뿌려도 안 되는 현실에서 인문계 학생들은 그래도 취업이 돼서 떠나는 이공계를 부러워하며 '공바라기'라는 허탈한 말을 만들어낸다.

일자리를 꿰차고 떠나는 이공계 학생들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자신의 처지를 빗댄 말이다.

우리의 취업시장이 이공계위주로 구성되어 인문계 학생들은 90% 이상이 백수가 된다.

인문학 바람이 잠깐 불어 책과 강연이 이어지나 해서 인문계학생들의 어깨가 들썩했지만 이도 잠깐의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 같다.

인문학은 우리 사회전반을 구성하는 기반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학문이다.

이들 학문은 다양한 분야로 응용하고 번성해 나아갈 수 있음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들의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마치 학문은 학교에서나 하고 기업에서는 일을 위한 기능만을 고려하는지 이력서는 스펙리스트가 되어 버렸다.

모두가 알아주는 일류 직장을 가지기 위해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전공보다 스펙 쌓기에 주력한다.

영어에 중국어에 오피스기반 컴퓨터 기술은 기본이고 그래픽에 디자인 기술까지 손을 펼치고 있다.

그래도 끝이 없는 스펙 쌓기에 만리장스펙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취업이 쉽지 않아 졸업을 연기한다.

해도해도 안 되자 아예 정규직의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연명한다.

하나도 아닌 두세 개를 해야 생활비가 나오고 그남아 학업을 위해 대출한 금액의 이자라도 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경제활동인구의 주력세대가 자신의 전공을 찾지 못해 엉뚱한 곳에서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는 꼴이다.

각자가 좋아서 전공한 분야의 공부를 한 전문 인력임에도 수년동안 공부한 내용을 사용할 일이 없는 단순노무직종에 근무하게 된다면 그들은 어떤 꿈을 가지고 미래를 기획할 수 있을까.안정적인 직장은 개인의 안정적인 경제와 생활의 근간이 되기도 하지만 나라의 미래와도 연관되는 문제이다.

현재의 젊은이들이 취업이 어려워 포기하고 하루하루를 그냥 소모하는 삶을 산다면 그들의 인생의 마이너스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제와 미래도 마이너스를 가져오게 된다.

가정의 보호를 받고 공부만 하던 학생들이 자력으로 독립된 개체가 되는데 첫 번째 관문부터가 문제라면 제도를 고쳐서라도 이러한 구조를 바꿔내야 한다.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늘린다고 현실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턴제나 단기고용 등 가지 수만 늘리는 생색내기용이 아닌 근본이 되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누어 교육하는 고등학생들부터 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와도 전혀 후회하지 않도록 사회의 환경도 바뀌어 주어야 한다.

학력차별, 나이차별, 성별차별 등을 없애고 가지고 있는 직무능력과 열정으로 각자 원하는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형성되어 주어야 한다.

이론상으로 차별 없이 누구나 일을 원하는 사람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막상 대면하는 현실은 학력의 벽이, 나이의 벽이, 성별의 벽이, 경력의 벽이 다양한 차별의 벽을 만들어 취업의 문턱을 높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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