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현 정치부장

“모두 다 죽느냐, 아니면 모두 다 사느냐?”

극한대립 속에 당의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16일 예정된 중앙위원회 결과에 따라 모두가 죽든, 아니면 일부가 사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당 대표의 재신임을 둘러싸고 연일 공방을 펼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논란이 국회 제1야당을 벌집 쑤신 듯 뒤흔들고 있다.

친노-주류가 한 편이고, 비노-비주류가 반대편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다.

어느 쪽이든 밀리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이기든 그 결과는 명확하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의 야권 패배다.

문재인 대표도 물론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

문 대표 언급대로 매일 호남 여론이 안 좋다고 얘기를 들으니 아예 승부를 보자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당원들이 사퇴를 요구한다면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진정성을 가진 재신임 선언일 지 몰라도, 이제는 친노-주류 측 속내에는 감정도 어느 정도 섞여 가는 듯 하다.

비노-비주류도 밀릴 처지가 아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만들어낸 공천혁신안이 결국은 자신들을 겨누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천안이 통과되면 비노-비주류는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낙엽 떨어지듯 공천에서 대거 탈락할 것으로 우려한다.

그래서 좋든 싫든, 공천혁신안이 그대로 통과하는 것은 일단 막아야 한다.

친노-주류, 비노-비주류간 대결은 야권 분열의 촉매제가 돼 버렸다.

당장 중앙위원회 결과에 따라 양 측의 감정 대립은 더 격화할 수밖에 없다.

이 틈새는 이미 천정배 신당, 박준영의 신민당 그리고 전북권 신당 등이 파고 들어왔다.

내년 총선거에서 야권 패배가 뻔히 보이는 이유다.

오죽하면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에 대해 권력투쟁 그만하고, 국정감사 좀 열심히 하자고 하겠는가.

여야가 뒤바뀐 것은 차치하고, 여당의 비웃음과 조소를 받는 현실.

새정치연합의 누가 이 사태를 책임질 것인가?

당 지지자들이 꼬박꼬박 낸 당비로 운영되는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의 당비로 밥 먹고, 회의하고, 워크숍 하고, 그런데 현재의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과연 그런 자격이나 갖추고 있는가?말로는 모두들 통합과 단합을 외친다.

친노-비노, 주류-비주류 모두 분열은 총선 패배라며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해법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

문재인 대표도 수차 천정배 정동영과도 만나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진짜로' 만나서 당에 들어오라고 할까?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그리고 구 민주계가 전부 복당한다면, 문재인 체제가 온전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보면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해법은 하나다.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선 호남의 단합이 중요하다.

호남에서 갈라지면 수도권은 필패다.

그래서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 신당을 만드는 게 답일 수 있다.

새로운 신당에선 친노-비노 구분이 없을 것이다.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이다.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해진다.

 제3지대 신당에 불참하는 이는 내년 총선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성엽 전북도당 위원장이 지난 5월부터 제3지대에서 다시 모이자는 제안을 했다.

유성엽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제안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호남이 무엇 때문에 친노-비노 싸움에 대리인처럼 호들갑을 떠는가?

호남 정치인들이 마음을 합쳐 제3지대에서 민주신당을 만들자고 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게 지금의 문재인 지도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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