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가을에 접어들면서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습한 지역에서 알록달록한 버섯들이 등산객을 맞이하고 있어 독버섯 섭취로 인한 중독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비가 자주 내리는 등 버섯이 자라기에 적절한 날씨다.

신문과 방송에서 '야생버섯 주의' 경고를 하지만 매년 독버섯 중독사고는 발생하고, 그중 몇 사람은 목숨을 잃는다.

행락객이 음식물이나 야생 버섯을 먹고서 복통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13일 오전 1시 1분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숙박업소에 투숙한 김모(42)씨와 관광객 추모(42)씨 등 4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 등은 설사, 복통, 구토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에앞서 12일에도 강원 속초시 설악동의 한 민박에서 야생 버섯을 먹은 등산객들이 집단으로 복통 증세를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식약처의 리플릿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야생버섯으로 발생한 안전사고는 32건이었고 이로 인해 4명이 숨졌다.

지난해에는 11건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2명이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사망자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독버섯은 9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독버섯은 구토, 설사 같은 장염증상만을 보이기도 하지만, 먹물버섯은 환각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광대버섯류는 사망에 까지 이른다.

독버섯은 섭취 후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에 따라 잠복기가 3시간 이내인 증상조기 발현군과 잠복기가 6시간 이상인 증상 지연 발현군으로 나눌 수 있다.

사망에 이르는 광대버섯 중독은 증상 지연 발현군에 속한다.

광대버섯류는 amatoxin과 phallotoxin이라는 두가지의 독소를 갖고 있다.

광대버섯류 중독의 임상경과는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기는 잠복기로서 섭취 후 6~24시간동안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2기는 위장관기로서 12~24시간 지속된다.

복통, 설사, 오심, 구토 등 장염과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때 위장관염으로 오인하면서 치료가 늦어지기도 한다.

야생버섯을 먹은 후라면 독버섯 중독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3기는 제2 잠복기로서 12~24시간 지속되며 위장관 증상은 호전되나 독소가 간실질 세포를 파괴시킨다.

4기는 간장기로서 독버섯 섭취 후 48~96시간 이후, 급성간부전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황달 저혈당 경련 등의 임상증상을 보이며 전격성 간부전으로 진행, 평균 8일 이내 사망에 이른다. amatoxin 독소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해독제로는 silymarin과 penicillin G가 유용하다.

빠른 시간내 해독제를 투여 한다면 사망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독버섯 중독사고의 예방법은 첫째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은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야생 버섯을 먹고 메스꺼움, 구역질, 구토, 설사,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물을 많이 마시게 하여 모두 토해내고 재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이송해서 응급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먹다 남은 버섯을 갖고 가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독버섯 중독은 잘못된 정보도 한 몫 한다.

일반적으로 화려한 색깔을 띠거나 벌레가 먹지 않는 버섯이 독버섯이라 알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독성이 강한 독우산광대버섯은 하얀색을 띠며 달팽이와 개미가 붙어산다.

독버섯은 턱받이(ring)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식용으로 채취되는 주름버섯류와 감별이 힘들어 광대버섯을 주름버섯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야생 식용 버섯으로 알려진 버섯이라도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식용이 가능한지 물어보거나 최근 국립수목원이 개발한 '독버섯 바로알기' 앱을 이용한다면 모양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식용버섯과 독버섯의 차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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