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현 정치부장

정치 신인 혹은 과거 한 두 번 선거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내년 전북 국회의원 총선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잘만 하면 이번에는 여의도에 들어갈 수 있다.

지역 중심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내홍이 격해져서, 신당과의 싸움에게 이길 지 아니면 질 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현역 국회의원들은 과거 어느 선거 때보다 내년이 더 어렵다.

현역들은 기분 상하겠지만, 솔직히 내년 총선은 신인에게 유리하다.

신인들은 당을 선택하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다.

또 새정치연합의 신인들은 공천 경쟁에서 가산점 10%, 여성 장애인 청년들은 최고 25%까지 가산점을 받는다.

반대로 새정치연합 소속 현역 의원들은 골치가 아프다.

당에 남아 있다가 공천을 못 받으면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

공천을 받기까지 과정도 험난하다.

현역 교체 지수에서 하위 20%를 벗어난다 해도, 공천 가도에서 탈락 위기는 계속된다.

마지막 고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결선투표도 치러야 한다.

결선에서 이겨서 당 공천을 받더라도 신당, 새누리당 혹은 무소속과 싸워야 한다.

이 중에서도 신당의 위력은 예측 불허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역 분위기도 썩 좋지는 않다.

과거에는 투표장에 가면 그래도 2번, 그래도 민주당이었지만 다음 선거에서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이정현, 천정배 메기론이 힘을 받듯, 새정치연합이 싹쓸이를 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현실적 진단일 것이다.

이처럼 정치 신인들에게는 좋은 여건이 성숙돼 있다.

따라서 내년 선거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이에게는, ‘정치를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은 정치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려놓은 밥상조차 받아먹지 못한다면 아예 정치할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

실제로 선거는 무서운 것이다.

낙선하면 후유증이 엄청나다.

 선거에서 떨어지면 재산상 손해도 봐야 하고,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느껴야 한다.

스스로 능력 부족을 탓하다가 홧병이나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다음 선거에 다시 도전해서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마음은 더 무거워진다.

더욱이 선거에 떨어진 다음,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사람 변했다는 말까지 들어야 한다.

술자리에서 신세 한탄 잘못 했다가는, 다음부턴 술 자리에 끼기도 어렵다.

골프도 같이 치고, 술도 같이 마셨던 형님 아우님, 친구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이런 하소연은 선거에 떨어진 수많은 ‘신인’들에게 들었던 레파토리다.

선거에 나서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니다.

단언컨대 정치 신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 좋은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현재의 무기력한 전북 정치를 어떻게든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 정치권에서 자신의 목소리, 전북의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몇이나 되는가? 신당 국회의원도 나오고 새누리당 의원도 나오고 무소속도 나오고, 이렇게 다양하게 정치권이 구성돼야 지역도 발전하게 된다.

정치 신인들이 그 만큼 열심히,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러야 현역 의원들도 더 긴장을 하게 된다.

현역을 긴장시키고 현역이 전북 몫 찾기를 위해 더 노력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전북 발전이 앞당겨지게 된다.

그래서 정치 신인들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신념과, 내 생애 마지막 선거라는 각오를 갖고 메기가 돼야 한다.

 신인들이 메기 역할을 해 줘야 전북이 살고, 능력 있는 현역 의원들도 산다.

그 역할을 못하는 신인들은 메기가 아니라 매운탕 안주가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