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연교수, 사라진 악기 '공후' 수백번 시행착오 거쳐 복원 성공 연주무대 올려 "더없이 뿌듯"

▲ 11일 전통문화연수원 동헌에서는 조석연 대전대 교수가 우리의 전통악기 '공후'를 들고 무대에 섰다. 그는 공후의 맥을 다시 잇기 위해 노력해왔던 시간들을 들려줬다.

출연자와 관객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마스터클래스.

소규모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인 마스터클래스는 소리축제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명인명창, 전문가의 예술세계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심도 있게 들어볼 수 있어 관객에게 호응이 높다.

11일 전통문화연수원 동헌에서는 조석연 대전대 교수가 우리의 전통악기 ‘공후’를 들고 무대에 섰다.

우리의 악기지만 그 전통을 이어가지 못했던 공후. 공후의 맥을 다시 잇기 위해 발 벗고 나서 끝내 원형복원과 연주무대까지 올린 조 교수가 그동안 공후 복원을 위해 노력해왔던 시간들을 들려줬다.

이 자리에는 원형복원된 공후를 연주하고 있는 조보연(전북도립국악원 관혁악단) 연주가가 함께 했다.

비까지 내려 추운 날씨였지만 관객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공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오히려 빗소리와 함께 동헌의 정취, 공후의 맑은 선율까지 더해져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조 교수는 PT자료를 통해 공후에 대한 설명, 원형복원하기까지의 노력들을 세세히 들려줬다.

또한 사진과 동영상 자료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공후는 인류 최초의 현악기로 백제에서 주요악기로 사용된 기록이 있다.

현재 공후는 각 나라에서 자신들의 민족성을 반영해 복원되고 연주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조 교수를 통해 약 천년 만에 복원됐다.

조 교수가 공후의 복원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맥락이다.

중국, 일본, 북한, 미얀마 등 각 나라에서 공후 복원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그 명맥을 유지시키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진 악기였던 것이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고학 자료들을 찾아다니고 중국, 일본, 이란, 이집트 등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후를 연구했다.

조 교수는 공후를 단순히 연구로 끝낼 수는 없었다.

공후를 복원시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전시용이 아닌 연주를 할 수 있는 공후를 만들고자 했다.

이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악기로 만들면서 몸통이 부서지고, 현이 끊어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렇게 수백 번의 실패 끝에 조 교수는 연주가 가능한 공후를 복원시키는데 성공했다.

조 교수는 “악기 복원에만 4~5년의 기간이 걸린 것 같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고, 써보지 않은 현이 없었고, 목재도 수없이 썼다.” 며 당시를 회상했다.

관객들은 그와 같은 설명을 들은 후 공후를 다시금 천천히 바라보았다.

처음 마주한 순간과는 또 다른 느낌인 듯 했다.

관객으로 참여한 최은 씨는 “개인적으로 공후라는 악기를 참 좋아한다.

정적이고 맑은 소리가 좋아 자주 듣고 있는데 이런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는 몰랐다”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복원된 공후가 새롭게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고 전했다.

조 교수는 “주위에서 공후 복원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들 하셨는데 그럴 때마다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소리축제 무대에서 섰다.

명인, 명창도 아닌 내가 소리축제에서 공후를 설명하는 날이 왔다는 것은 그 만큼 가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으로 생각돼 뿌듯하고 기쁘다.” 고 소감을 밝혔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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